롯데홈쇼핑 경영투명성위원 첫 대면
연간 50억원 운영기금 조성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홈쇼핑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발을 벗고 나섰다. 지난해 납품 비리로 홍역을 치른 롯데홈쇼핑 정상화에 공을 들이며 그룹 내실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5일 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거래전문가와 법률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상근 사무국을 설치하고 연간 50억원 규모의 운영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홈쇼핑 경영투명성위원회 위원들과 만나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사무국은 협력업체와 고객의 불편사항·이의·분쟁을 객관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 사외 인사로 구성한 롯데홈쇼핑 경영투명성위원회와 간담회에 참석한 신동빈 회장은 “롯데홈쇼핑이 경영 투명성 강화와 청렴 실천을 위한 체계적인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의 모델을 제시해달라”고 위원들에게 요청했다.

이 위원회는 불공정 거래 관행을 모니터링하고 협력사와의 상생 방안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을 듣기 위해 지난해 10월 롯데가 만든 자문기구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기업이 투명경영을 외부 인사에 맡긴 것은 이례적”이라며 “롯데홈쇼핑이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이 시간대 배정이나 방송 편의를 봐주고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당시 홈쇼핑 비리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그간 온 정성을 다해 쌓아왔던 공든 탑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 사건을 그룹 내 부정과 비리를 발본색원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협력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던 샘플을 모두 구매해 사용하도록 하고, 협력사와 업무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롯데홈쇼핑이 부담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한편 이 사건으로 인해 오는 3월 진행될 홈쇼핑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대두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TV홈쇼핑 재승인 심사기준에서 불공정·범죄행위 평가항목 점수가 50%를 밑돌 경우 재승인을 불허하는 이른바 '과락제'를 도입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