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노마드족' 돈 굴릴 곳 없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고금리를 내세웠던 저축은행이 시중은행에 이어 수신금리를 줄줄이 인하하며 '금리 노마드족'이 돈을 굴릴 곳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 규제로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수신 자금이 급증하자 역마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 사진=사이다뱅크 공지사항 캡처


1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연 1.65%로 전년 동기 연 2.12%에 비해 0.47%포인트 떨어졌다.

6개월 미만의 일부 정기예금 상품 중에는 0%대 금리까지 등장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8일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의 금리를 연 1.3%에서 연 1.2%로 0.1%포인트 인하했다.

또 다른 입출금통장인 SBI사이다보통예금 기본금리도 연 1.2%에서 1.1%로 내렸다.

웰컴저축은행은 WELCOME 비대면 보통예금의 금리를 연 1.5%에서 1.3%로 0.2%포인트 인하했다.

OK저축은행은 이달부터 OK대박통장, OK직장인통장의 30억원 이하 수신금리를 연 1.4%에서 1.3%로 인하했다.

상상인저축은행도 뱅뱅뱅 파킹통장 보통예금 금리를 연 1.4%에서 연 1.3%로 낮춘다. 당초 뱅뱅뱅 파킹통장 369 정기예금은 하루만 맡겨도 연 1.6%를 줬으나 연 1.4%로 내린 이후 또 한차례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하 배경엔 역마진 우려가 있다. 저축은행 전체 수신액은 올해 2월 기준 83조264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4조원(5.2%) 증가했다. 전체 여신액은 80조5412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9000억원(3.7%) 늘었다. 수신 증가율이 여신 증가율보다 가파르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다음달 중 발표할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관측되며 저축은행의 대출 영업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오는 7월 법정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4%포인트 내려가 저축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예금 금리를 낮출 필요성이 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수신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 역마진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예대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진만큼 당분간 예금금리 인하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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