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중국문화 체험할 수 있는 관광단지 조성 사업…반중 정서 확산에 반대 여론 나와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코오롱글로벌이 반중 정서 확산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강원도 관광단지 개발 사업이 '한중문화타운'으로 거듭날 전망이었지만, 또다시 좌초위기에 빠졌다.

   
▲ 한중문화타운 조성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글은 20일 기준 61만건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자국의 문화를 잃게 될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대한민국에 왜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탄핵을 촉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다만, 국민청원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도 담겨있다. ‘중국문화타운이 착공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주장과 달리 현재 사업은 투자자 유치 등 기본계획 구상 단계에 있을 뿐,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또 해당 부지는 중도선사유적지에서 30km 떨어진 지역으로, 문화재 이슈는 없는 곳이다.

‘강원도 차이나타운’으로 알려진 한중문화타운은 강원도 춘천시와 홍천군에 위치한 라비에벨 관광단지에 중국문화 체험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과 사업권은 모두 코오롱글로벌에 있다. 라비에벨 관광단지는 2009년 민간 시행사 에이엠엘앤디가 추진했던 관광단지 조성 프로젝트지만, 에이엠엘앤디가 부도나면서 시공사였던 코오롱글로벌이 인수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은 골프장 라비에벨CC를 완공해 운영하고 있으며, 나머지 부지 개발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러다 2018년 코오롱글로벌을 비롯해 강원도·인민일보 인민망·내외주건·대한우슈협회 등 5개 기관 및 기업이 중국복합문화타운 조성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개발 사업이 가시화되는 듯했다. 이들은 2019년 중국 북경 인민일보 인민망 본사에서 중국복합문화타운 조성사업을 공식 선포하기 위한 런칭식도 개최됐다. 

코오롱글로벌과 강원도는 한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강원도가 2019년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중국 전통 거리, 미디어아트, 한류영상 테마파크, 소림사, 중국 전통정원, 중국 8대 음식과 명주를 접할 수 있는 푸드존 등으로 구성된 문화타운을 만든다고 나와 있다. 

   
▲ 코오롱글로벌 CI./사진=코오롱글로벌 제공


한중문화타운은 코오롱글로벌 입장에서도 놀고 있는 땅을 개발하고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조원으로 예상되는 사업비도 지난해 코오롱글로벌 건설계약 매출액(2조304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1월 설립된 ‘라비에벨중국복합문화타운’ 법인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이근형 코오롱글로벌 라비에벨사업팀 이사가 해당 회사의 대표이사로 있으며, 사내이사로는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이사,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 회장, 중화인민공화국인 저우위보 현 피플닷컴코리아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역사 왜곡 논란이 있었던 드라마 ‘조선구마사’와 국내 역사·문화를 자국의 것이라 우기는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이 커지면서 한중문화타운에 대한 반대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강원도는 '팩트체크 해봅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 적극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강원도는 지난 16일 해명자료를 통해 “해당 부지는 민간사업자 소유의 땅이고, 투자유치를 통해 관광시설 등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이지 중국에 땅을 매각하는 게 아니다”며 “양국 문화를 교류하고 체험하는 복합문화관광단지일 뿐 차이나타운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고민해야 하는 지자체에게 민간의 투자와 교역, 문화 교류까지 원천적 차단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조심스러운 일이다”고 덧붙였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도 “해당 사업은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고 국내 관광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며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개발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국민 정서 등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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