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인텔, 엔비디아·ARM 인수 등 3건은 심사 중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사업구조 재편과 관련, 5건의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하고 이 중 2건을 승인했다.

공정위는 21일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맥심 인수 및 글로벌 웨이퍼스의 실트로닉 인수를 각각 승인했고,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영업양수 건과 AMD(Advanced Micro Devices, Inc.)의 자일링스(Xilinx, Inc.) 합병 건 등, 나머지 3건에 대해서는 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 공정거래위원회 앰블럼./사진=미디어펜


최근 반도체 분야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발전, 데이터센터의 증가, 비대면경제의 확산 등에 따라 수요가 급증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대비 8%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수금액이 10조 원을 넘는 대규모 인수합병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시장은 설계, 프로세서, 파운드리 등 분야별 강자가 비교적 뚜렷한 분업구조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주력 분야로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동종업체 간의 수평적 결합 외에,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5세대 이동통신(5G) 등 새로운 혁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종업체 간 수직·혼합적 결합의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 글로벌 반도체 시장전망(억 달러)./표=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아날로그 디바이스(미국)는 지난해 7월 맥심(미국)의 주식 69%를 210억 달러(약 23조 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1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했다.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소리, 빛 등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분리·증폭시키는 기능을 하는 아날로그 집적회로(IC) 분야의 대표주자로, 자동차 및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맥심과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기 위해, 동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번 기업결합에 대해 공정위는 관련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고, 점유율 증가폭이 6%로 높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보고 이달 승인했다.

해외에서는 미국, 필리핀, 대만, EU, 싱가포르 등이 심사를 완료해 승인했고 중국, 일본 등이 심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글로벌 웨이퍼스(대만)는 실트로닉(독일)의 주식 50% 이상을 45억 달러(약 5조 원)에 취득하기 위해, 지난 1월 공정위에 임의적 사전심사를 요청했다.  

반도체 집적회로(IC)의 주요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시장 3위 사업자인 글로벌 웨이퍼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실트로닉의 강점인 5G, IoT 분야에서의 신규 수요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이 기업결합에 대해 공정위는 관련 시장에 다수의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고, 수요자가 대형 반도체 기업(삼성, TSMC, 인텔 등)인 점 등을 고려해,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달 승인했다.
 
해외에서는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승인했고 미국, 중국, 호주, 싱가포르, 대만 등이 심사를 진행 중에 있다.

또한 공정위가 현재 심사중인 SK하이닉스와 인텔(미국)의 낸드플래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부문(중국 다롄 공장)을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 건은, 미국에서 지난해 12월 승인됐으며, 한국과 해외 6개국이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이종 업체 간 기업결합으로는 AMD의 자일링스인수 건과, 엔비디아(NVIDIA Corporation)의 ARM(ARM Holdings) 인수 건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AMD의 자일링스 인수 건은 올해 1월 미국이 승인했으며 유럽연합(EU), 중국, 영국 등 8개국이 심사를 진행 중이고, 엔비디아의 ARM 주식취득 건은 미국, 중국, 영국 등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가 반도체 분야의 시장구조 재편에 지장이 없도록 가급적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하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관련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해 심사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