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김현준 전 국세청장을 LH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김 신임 사장은 실추된 LH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조직 혁신을 이뤄야 할 과제를 짊어졌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이상 공석이었던 LH 사장 자리에 김현준 전 국세청장을 임명했다. 

변창흠 전 LH 사장은 지난달 LH 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직전 사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청와대는 2‧4 대책 후속 입법의 기초작업을 마무리하라며 사퇴를 시한부 유임시켰고 변 전 사장은 지난 16일 취임 109일 만에 전격 퇴임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주택 전문가가 아닌 사정기관 출신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LH 수장직에 앉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LH 초대 사장인 이지송 사장(현대건설 전 사장), 이재영 사장(국토교통부 출신), 박상우 사장(국토교통부 출신), 변창흠 사장(서울도시주택공사 전 사장) 등은 건설‧부동산 전문가로 주택 사업에서 실무를 쌓은 이력이 있었다.

이례적인 인사의 배경은 3월 불거졌던 LH 땅투기 논란이다. 정부가 공공주도 주택 공급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국민들의 LH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자 공급 추진을 정상화하기 위해 LH 조직 내부 기강을 잡고 조직을 혁신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 신임 사장은 국세청에서 부동산 투기, 탈세를 다루는 조사국 경력이 있는 만큼 공직 기강을 잡는데 적임자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신임 사장은 국세청장 재임기간 동안 2만명 규모의 거대 조직을 운영하면서 부동산 기획조사를 추진하며 부동산 투기근절, 국세 행정개혁 등 세정분야에서 실적을 쌓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김 신임 사장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정책, LH 기능조정 및 조직쇄신 등 시급한 경영현안 해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LH 임직원 부동산 거래 신고·등록 및 검증시스템 구축 등 내부 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앞장서서 수행하기 위해 주택공급 확대, 투기근절 및 실수요자 보호에 조직 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초기 단계인 공급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서 LH의 신뢰되 회복이 최우선인 시점이라 (김현준 신임 사장은) 취임 후 바로 LH 개혁안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신임 사장은 1986년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수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경영대학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각각 경영학, 행정학, 법학 석사를 취득하고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에서 세무학 박사를 취득했다.

김 신임 사장은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했다. 이후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중부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조사2국장 △국세청 징세법무국장.기획조정관·조사국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지방국세청장,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국세청장 자리에 있었다. 

한편, LH는 신임 상임감사위원 또한 이달 내 임명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