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임단협 협상 평행선…AS 직영 사업소 구조조정으로 노사 갈등 격화
노조 파업에 실적 개선 유일한 희망 XM3 유럽 수출 차질 우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르노삼성자동차가 노조의 파업에 맞서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노조가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과정에서 파업을 벌이자 사측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번 노조의 파업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이 되살아나며 새로운 르노삼성의 일감인 XM3의 수출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벌이는 쟁의행위다. 이에 유럽 수출물량조달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며 부산공장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삼성 제공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별도 공지 전까지 부분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이는 노조가 지난달 30일에 이어 이날 부산공장과 영업지부 등 전체 조합원이 8시간 파업을 예고한데 따른 것이다.

직장 폐쇄는 사용자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사업장 운영을 중단하는 것으로, 노조의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단행할 수 있는 조치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2020년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금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기본급 동결, 격려금 500만원 지급, 순환 휴직자 290여명 복직 등을 제시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사는 A/S 직영 사업소 구조조정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측이 비용절감을 위해 인천과 창원 A/S 사업소 운영을 중단한데 대해 노조가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노사 대립양상이 더욱 격해지고 있다. 노조는 이를 기점으로 파업에 들어가며 사측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노사가 극한 대립을 벌이면서 XM3(수출명 아르카다)의 유럽 수출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4월 판매대수가 9344대로 전년 동월 대비 28.6% 감소했다. 내수가 5466대로 절반이상 급감했지만 해외판매가 3878대로 87%나 급증하면서 그나마 감소폭을 줄였다.

해외판매의 일등공신은 XM3다. 2961대가 선적되면서 해외판매 증가의 물꼬를 텄다. 앞으로 르노삼성의 실적 개선은 XM3 수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의 르노삼성 XM3는 과거 닛산의 미국수출물량 리프를 대체할 유일한 미래일감으로 꼽히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는 유럽 시장에 선보인 초기 물량들이 현지 언론 및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뛰어난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유럽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을 이어갈 수 있다면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회복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이 지속되면 XM3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르노삼성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 유럽 수출 물량의 선적 차질로 회사는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직원들의 고용과 안전을 위협하는 현재 상황을 방치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파업을 통한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는 노조에 대해 사측이 직장 폐쇄라는 강경책을 내놓은 이유다.

사측은 XM3의 유럽 수출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조업 희망자를 위주로 라인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는 노조 집행부에 동조하지 않고 있는 노조원들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의 파업결정에 절반가량의 노조원들은 동참하지 않고 조업에 들어가는 등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한편 르노삼성은 지난해 79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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