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강인(20)의 소속팀 발렌시아가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발렌시아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하비 그라시아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경질 이유는 팀 성적 부진 때문이다. 발렌시아는 이날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4라운드 바르셀로나전에서 2-3으로 패배, 승점 36으로 리그 14위에 머물렀다.
최근 6경기에서 무승(3무3패)에 빠진 발렌시아는 강등권인 18위 우에스카, 19위 엘체(이상 승점 30)와 승점 차가 6점밖에 안돼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 감독 경질의 뚜렷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발렌시아의 감독 경질은 손흥민(29)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최근 상황과 오버랩된다. 토트넘도 지난 4월 19일 조제 무리뉴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토트넘은 무리뉴 감독이 기대만큼 성적을 못 내며 무관에 그친데다 다음 시즌 유럽클럽 대항전 진출마저 위태로워지자 감독 경질이라는 칼을 뽑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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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인, 손흥민, 황희찬. /사진=각 소속 구단 SNS |
또한 경우가 좀 다르긴 하지만 황희찬(25)의 소속팀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도 최근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지난 4월 27일 라이프치히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다음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게 됐다고 알렸고, 이틀 뒤 제시 마치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감독을 새 감독으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라이프치히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을 벌이다 2위로 굳어지긴 했지만 나겔스만 감독은 경질된 것이 아니라 우승팀 뮌헨이 대접을 해주며 영입해가는 케이스다.
어쨌든 유럽무대에서 뛰는 한국축구 스타 3명의 소속팀이 공교롭게도 모두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감독이 바뀌게 됐다.
또 하나 공통점이 있다. 이강인을 비롯해 황희찬, 손흥민 모두 이적을 고민 중이다.
이강인의 이적은 이번 시즌 내내 화두였다. 이강인은 그라시아 감독으로부터 외면당해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최근 7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빠졌고, 최근 2경기에는 아예 결장했다. 시즌 프리메라리가 21경기에 출전하긴 했지만 대부분이 교체 출전이었고 선발로 나서도 중간에 교체 아웃되기 일쑤여서 실제 뛴 시간은 많지 않았다.
임대 이적을 원한 이강인의 요구도 발렌시아 구단이 들어주지 않았다. 한참 많은 경기에 나서며 기량을 키워야 할 중요한 시기에 주전 확보를 못한 이강인이 팀을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그라시아 감독의 경질이 이강인의 팀 내 입지나 이적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황희찬도 이적을 두고 고민에 빠져 있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잘츠부르크에서 라이프치히로 이적할 당시만 해도 황희찬은 분데스리가에서 주전으로 뛰는 희망에 부풀었지만, 기대했던 바와는 딴판으로 흘렀다. 주전 확보가 쉽지 않았고 코로나19 감염과 부상 등으로 긴 공백기도 가졌다.
황희찬이 나겔스만 감독의 눈에 들지 못한 채 적은 출전 기회로 기량 발휘를 제대로 못하자 시즌 후 팀을 옮길 것이란 예상이 대두됐다. 에버턴, 울버햄튼 등 프리미어리그 팀에서 황희찬을 원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라이프치히가 나겔스만 감독 대신 황희찬의 잘츠부르크 시절 스승이었던 마치 감독을 영입했다.
황희찬은 마치 감독과 잘츠부르크에서 호흡을 맞췄던 2019-2020시즌 40경기에서 16골 22도움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마치 감독을 다음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 이적을 고민하던 황희찬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손흥민의 경우는 이적 문제와 무리뉴 감독 경질은 별로 상관이 없다. 손흥민의 토트넘 재계약 여부는 시즌 내내 꾸준한 관심사였다. 토트넘은 간판스타로 자리잡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원하고, 어떤 감독이 오더라도 손흥민은 함께 하고 싶은 최고의 공격수다.
다만 손흥민이 이적을 고려하는 것은 '우승'을 원하기 때문이다. 아직 프로 데뷔 후 우승 경력이 없는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도 토트넘이 무관에 그치자 크게 실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 진출도 좌절될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6위인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유로파리그 진출권 확보도 불투명하다.
만약 토트넘이 클럽대항전에 나가지 못하게 된다면, 손흥민이 우승 가능한 다른 빅클럽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강력히 원해 이번 시즌 후 손흥민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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