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모든 산업과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한 가지 꼽는다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든 기업들이 똑같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모두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제품군의 종류를 확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다른 경쟁자들과 똑같아져버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여기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독특한 전략으로 꾸준히 시장을 지배하는 '물건'들이 있어 주목된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참치하면 누구나 먼저 떠 올리는 제품이 있다. 바로 1982년 12월 국내 첫 출시 이후 32년 동안 한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동원참치다.

동원참치는 한해 약 2억캔 이상이 판매되며 1982년 출시 후 업계 최초로 총 누적판매량 50억캔을 돌파하며 신기원을 이뤄내기도 했다.

   
 

원어(原魚) 형태로 해외에 수출해 오던 동원산업이 2차 가공산업에 진출해 국내에 처음으로 참치캔을 선보였다. 원산업은 점차 선진국 형태로 변모해가는 국민들의 식생활 패턴과 국민소득 증대로 참치의 대중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김재철 회장의 판단으로 참치캔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참치캔은 일인당 국민소득 2000달러 이하인 나라에서는 팔리지 않는 선진국 식품이었다. 국내에선 수산캔이라 하면 꽁치캔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동원산업은 제품 출시 초기 소비자들의 마인드 포지셔닝의 성패가 향후 마케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우선 참치가 고급 어류인 점에 착안하여 참치캔을 ‘고급식품’, ‘선진국형 식품’으로 포지셔닝하고 1차 소구 대상을 중·상류층으로 잡았다.

이러한 포지셔닝으로 제품의 뚜렷한 차별화에 촛점을 맞춘 동원은 소비자에게 고급식품의 인식을 확고히 심어 주기 위해 광고표현과 제품 이름까지 바꾸는 작업을 감행했다.

우리나라 사람의 식습관이 닭고기보다는 쇠고기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참치의 이미지를 좀더 고급스럽게 쇠고기화해야 한다는 점 등을 감안해 ‘동원참치’에 ‘살코기캔’을 덧붙인 것.

더불어 모든 임직원은 현장 마케팅을 펼치며 총력을 펼쳤다. 당시 동원산업의 모든 임직원은 평일에 전국 매장을 돌며 직접 제품 진열 및 1일 판매 사원으로 뛰었으며, 동원참치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 시식행사 등을 펼치며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동원참치는 현재 시장 점유율 70%가 넘는 참치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