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규제 강화로 주춤했던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정비사업 기대감으로 다시 과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1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4.8로 조사됐다. 지난주(103.5)보다 1.3p 증가한 수치로 6주 연속 기준선(100)을 넘기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수급 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지표다. 매매수급 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의미하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2·4 공급대책 발표 직후인 2월 둘째 주부터 내려가기 시작해 지난달 첫째 주 96.1를 기록하며 올해 처음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한 주 만에 반등해 6주 연속(100.3→101.1→102.7→103.7→103.5→104.8) 매수 우위인 100을 넘기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4 대책으로 대규모 신도시 공급 계획이 포함되자 매수심리가 진정세로 돌아서는 것 처럼 보였지만 지난달부터 오세훈 서울시장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며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오 시장은 당선 직후 시장 과열 움직임이 나타난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 4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규제를 강화했으나 이와 같은 정비사업 기대감으로 매수심리는 꺾이지 않고 오히려 더 타오르는 분위기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지난주 106.7에서 이번주 111.5로 4.8p 상승하며 지수가 가장 높았고 지난주 대비 상승폭도 가장 컸다.

동남권에서는 압구정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인근 반포·서초동 등으로 매수세가 옮겨갔다. 아파트 매맷값은 잠실·가락·풍남동 재건축 단지 등에 매수세가 몰리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여의도·목동이 포함된 서울 서남권도 103.3으로 지난주보다 0.7p 올랐다. 서남권은 여의도·목동 재건축 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된 후 지난주는 전주 대비 1.7p(104.3→102.6) 수치가 감소했지만 규제 지역 인근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며 이번주 다시 상승전환 했다.

용산·종로·중구가 속한 도심권도 103.4로 전주 대비 1.4p 상승했다. 서남권과 마찬가지로 지난주 매수심리가 다소 약해진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번 주 지수가 반등하며 5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았다.

마포·서대문구 등이 속한 서북권은 지난주까지 2주 연속 기준선인 100.0에 머무르며 수요와 공급 간 긴장 상태가 이어지다가 이번 주 101.1로 균형이 깨지며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동북권은 103.3에서 102.7로 0.6p 낮아져 서울에서 유일하게 지수가 감소했다. 동북권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상계·중계동 등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5주 연속 100을 넘기며 매수우위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에 대해 "3차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발표 등 공급방안과 보유세 부담 우려 등으로 거래량이 감소되고 있으나 가격 상승 기대감이 있는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