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78.0%·日 64.7%, ‘정부 나서야’ 응답, 상대국에 호감도는 낮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한국과 일본이 정치·외교적 갈등으로 인해 교역량이 줄면서 양국 경제교류에 악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국민들이 관계 개선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판결을 계기로 악화된 한일 간 정치·외교관계가 교역량 감소와 함께 투자도 위축시키면서, 양국관계의 조속한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오른쪽), 일러스트 장현경 제작./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연구원이 한일 관계가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2019년을 기준으로 전후 2년간의 수출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양국 간 교역 규모는 뚜렷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2019 ~ 2020년의 기간 동안 한국의 對세계 교역액은 직전 2년간에 비해 7.6% 감소했고, 이 중 일본과의 교역액은 11.9%가 감소해 차이가 크게 두드러졌다.

악화된 한일관계는 양국 간의 직접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제조업 부문 해외직접투자(ODI) 순투자액은 2017 ~ 2018년 217억 달러에서 2019~2020년 279억 달러로 28.6%나 증가했음에도 불구, 일본에 대한 직접투자는 1억6800만 달러에서 1억2500만 달러로 25.6% 급감했다.

일본의 제조업 부문의 해외직접투자(FDI) 순투자액은 2017~2018년 12조 6000억 엔에서 2019~2020년 18조 6000억 엔으로 47.8% 증가한 반면,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같은 기간 5786억 엔에서 2194억 엔으로 62.1% 감소했다.

   
▲ 일본의 제조업 부문 해외직접투자 추이./자료=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이를 토대로 산업연관표를 통해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생산유발액 1조 2000억 원, 부가가치유발액 5900억 원, 취업유발인원 1만33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일본 역시 대 한국 수출액이 14.7% 감소했음을 감안할 때,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러한 가운데 한경연이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한일 양국 국민 1431명(한국 714명, 일본 717명)을 대상으로 '한일 관계에 대한 인식 및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한일 국민들 중 상당수는 얼어붙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 정부가 노력해줄 것을 원했다. 

한국 국민 78.0%와 일본 국민 64.7%는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향후 협력적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협력해 나가야 할 분야에 대해서는 한국 국민들은 ▲역사문제 공동연구(23.5%) ▲통상·무역분야(21.7%) ▲문화·관광 교류사업(20.4%) 순으로 답변했으며, 일본 국민들은 ▲문화·관광 교류사업(23.2%) ▲통상·무역분야(21.0%) ▲군사·안보 분야(17.2%) 순으로 응답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양국 교류가 정상화되면, 한국 국민의 58.4%와 일본 국민의 28.3%가 여행지로 상대국을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새롭게 취임(’20.9.16)하면서, 한일 관계 변화에 관심이 쏠렸지만, 취임 이후 한일 관계 변화에 대해 한국 국민들의 64.7%, 일본 국민들의 68.3%는 ‘변화 없다’고 응답했으며, 개선됐다는 응답은 한일 양국 모두 5.6%에 불과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서도 한국 국민의 49.7%, 일본 국민의 63.7%는 ‘향후 미국의 노력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개선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은 한국 국민이 44.3%, 일본 국민이 25.6%로, 한국 국민들이 미국의 중재 노력에 대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본에 호감을 느낀다는 한국 응답자는 16.7%에 불과했으며, 한국에 호감을 느낀다는 일본 응답자 역시 20.2%로, 양국 설문 응답자들의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는 모두 낮은 편이었다. 

상대국에 대해 ‘중립적’이라는 응답을 한 국민들이 가장 많았지만, 한국의 경우 ‘비호감 또는 매우 비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은 48.1%에 달했고, 일본의 경우도 42.8%로 ‘비호감 응답’이 ‘호감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다 하더라도, 양국간 교역 위축은 유독 크게 나타나 정치·외교 분쟁이 경제 갈등으로 전이(轉移)되는 양상”이라며 “양국 경제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한일 정부는 조속한 관계 정상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영국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G7) 정상회담에서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양국 정부는 국민들의 염원에 귀 기울여, 협력적 관계 구축에 전향적으로 나서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 스미다구에 거주하고 있는 사이토우 유우카씨는 “지금까지는 매년 한 두 번씩 한국에 여행을 다녀왔는데, 벌써 2년 넘게 못가고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치면서 “비자 문제 등 정부가 먼저 나서줘야 양국 관계가 나아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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