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이번에는 상대 타선뿐 아니라 비와 바람도 지배(?)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실점도 했지만 토론토가 11-2 승리(7회 콜드케임)를 거둬 류현진은 시즌 5승(2패)을 거뒀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사실 이날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진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날 프로그레시브 필드는 경기 전부터 비가 내렸고 강풍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바람이 거셌다. 체감온도가 10도 이하로 뚝 떨어져 선수들이 추위에 떠는 모습이었다. 계속된 비바람에 경기는 결국 7회말 도중 중단된 끝에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류현진은 1회말에만 3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주며 2실점했다 제구도 잘 안되고 구속도 떨어진 것이 난조의 원인이었는데 아무래도 궂은 날씨 탓이 컸다. 다행히 토론토 타선이 맹타로 쉽게 역전에 성공하며 대량 득점을 올려줬고, 류현진은 2회부터 안정을 찾아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티며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의 이런 '경기 외적인 위기 관리 능력'을 현지에서는 높이 샀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 MLB닷컴은 "토론토-클리블랜드전은 악천후 속에서 펼쳐졌다. 이로 인해 류현진은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애로가 있었다. 추운 날씨로 구속도 평소보다 많이 떨어졌다"면서 "그러나 류현진은 기교와 영리함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류현진의 투구 내용을 칭찬했다.

'스포츠넷 캐나다'도 "마운드에 서 있는 류현진의 유니폼이 펄럭일 정도로 찬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때문에 류현진은 1회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했고 주무기 체인지업도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적으로 스피드가 많이 떨어졌다"는 분석을 하면서 "류현진 같은 베테랑은 언제 어떻게 투구에 변화를 줘야 할 지 알고 있다. 심지어 궂은 날씨도 헤쳐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극찬했다.

'토론토 스타'는 "류현진이 1회 고전했지만 이후 추위와 비바람을 멋지게 극복했다"고 악천후조차 지배한 류현진의 피칭을 높이 샀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오늘 정말 바람이 심하게 불고 마운드가 미끄러웠다. 이런 날씨에 류현진처럼 던지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류현진은 초반 제구가 좋지 않았으나 다시 통제력을 찾았다. 그게 바로 에이스가 하는 일"이라고 악천후를 극복하며 승리를 이끌어준 팀 에이스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