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기자]현대·기아차가 내실을 기하기 위해 펼친 정책들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는 기존 70%대의 딜러 인센티브(판촉비)를 더 낮추는 등 ‘제값받기’ 정책으로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다.
|
 |
|
▲ 정몽구 회장의 신의 한수, 현대ㆍ기아차 ‘제값받기 정책’ 효과 톡톡/현대자동차 |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율은 지난 4년간 1.2%포인트 감소했다. 2010년 4.9%에서 2011년 4.6%, 2012년 4.2%, 2013년 3.8%까지 떨어졌고, 작년에는 3.7%까지 하락했다.
현대차의 경우 마케팅비 비율이 2010년 4.8%에서 작년 3.4%로 1.4% 하락했고, 기아차도 5.0%에서 4.3%로 감소했다.
업계에선 현대·기아차의 마케팅 비용의 감소를 브랜드파워의 향상으로 보고 있다. 즉 과도한 광고비를 들이거나 딜러들의 인센티브를 늘려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더라도 성능을 인정받은 현대·기아차의 차량이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딜러 인센티브는 업계 평균인의 60% 수준이었다.
마케팅비 감소는 현대기아차가 물량공세로 외형적인 성장을 하는 것이 아닌 내실을 기하고 차량의 성능을 인정받아 승부하겠다고 선언한 ‘제값받기 정책’의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과도한 판촉 경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고가의 고급차 시장에서 점유율도 높여가는 추세다. 현대ㆍ기아차는 작년 미국시장에서 제네시스, 에쿠스, K9 등 이른바 중대형 럭셔리카로 분류된 3종의 차량을 총 2만3878대를 팔았다. 전년대비 3.1% 늘어난 것이다. 점유율은 6.7%에서 7.2%로 0.5% 포인트 올라갔다. 가격대비 높은 품질로 승부,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미국 중산층을 파고든 것으로 풀이된다.
|
 |
|
▲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전 광주과기술원에서 열린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과 함께 센터를 시찰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
현대ㆍ기아차는 올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제값받기 전략을 고수할 계획이다. 투싼ix, 아반떼, K5, 스포티지 등 볼륨 모델(대량 판매 모델)과 함께, 제네시스, K9 등 고급형 차량을 동시에 앞세운다. 또 엔저 효과를 누리고 있는 일본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인센티브 확대보다는 파이낸싱, 리스 등 금융 프로그램을 통한 판매 지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미국 자동차 전문조사기관인 에드먼즈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현대차가 1~9월 미국시장에서 지급한 인센티브는 자동차 한 대당 평균 1761.6달러로 같은 기간 미국시장 평균인 2304.9달러의 76.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차는 인센티브 지급액이 더 낮아 미국시장 평균의 69.9%인 1611.8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는 미국시장 내 주요 자동차업체 중 평균 1142.7달러를 지급한 혼다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시장 내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GM은 같은 기간 대당 3253.4달러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고, 포드(3123.1달러)나 닛산(1899.8달러), 토요타(1772.4달러) 등도 현대·기아차보다 할인 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