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세계적인 여행소매 전문지 무디 리포트 회장이 중국 하이난 등을 예로 들며 코로나 시대에 한국의 면세산업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면세점협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면세점 산업의 변화와 과제'라는 주제로 국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최는 더불어민주당 고용진(서울 노원갑) 의원이 맡았다.

이 세미나에서 무디 리포트의 마틴 무디 회장은 '코로나 시대, 세계 면세점 시장의 흐름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영상 발표를 했다. 

마틴 무디 회장은 "최근 몇 년간 한국은 승객 트래픽 모멘텀, 중국의 소비 증가, 중국의 국내 가격과 한국의 면세가격간 차이,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의 엄청난 번성에 의존할 수 있었다"라며 "그러나 한국의 면세산업이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무디 회장은 "중국의 면세점 산업이 중앙 및 지방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고 이는 북 아시아 여행 소매업의 역학관계에 변동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무디 회장은 '여행소매업의 등대'라며 중국 하이난을 예로 들었다. 

하이난 섬은 코로나로 인해 2020년 초 방문객이 무려 22.2%나 감소했음에도 지난해 매출은 오히려 127%나 증가했다. 

그 배경에는 ▲지난해 7월에 연간 면세쇼핑 한도가 10만 인민폐(미화 1만5500달러)로 상향됐고 ▲휴대폰, 주류 품목 등이 새롭게 면세 품목에 추가됐고 ▲구매 가능한 화장품 수가 12개에서 30개로 늘어났다는 점을 꼽았다. 

무디 회장은 "기업 친화적, 소비자 친화적 정책 및 소매업 허가 확대에 힘입어 하이난 면세점의 올해 매출은 93억에서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2025년까지는 4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입장에서는 하이난이 얼마나 성공 했는지가 아니라 왜 성공했는지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하이난 면세쇼핑 정책의 원칙은 중국의 내수시장 소비를 극대화하고 중국인 쇼핑객의 발걸음을 국내로 돌리는 '메가트랜드'를 만드는 중요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디 회장은 "중국 14억 인구 중 단 14%만이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는 점도 있지 말라"며 최근 몇 년간 그랬듯이 코로나 이후에는 그 숫자가 천정부지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관광대국, 면세대국으로서 한국은 소위 영어권 표현으로 '한 가지만 잘하는 조랑말'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한국의 관광지와 쇼핑명소를 찾는 방문객의 국적을 다변화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와 상상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무디 회장은 "면세와 여행소매 산업은 고용, 여행, 경제적인 부를 활발하게 창출하는 분야"라며 "롯데면세점이 서울 시내에서 처음 오픈한 이후 41년간 쌓아온 공든 탑이 헛되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와 협력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디 회장은 롯데면세점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팬데믹으로 여러 난관에 처해 있지만 전반적인 한국의 면세시장, 특히 롯데면세점은 혁신, 디지털화, 사회와 지구에 대한 의지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지속적인 시장주도 세력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