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버블 기류에 매각 기대감↑…내달 M&A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기업회생절차가 이뤄지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다음달 새 주인을 맞게 된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 불황이 이어져 당초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으나 국제선 운항 재개 움직임이 이어지며 인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기장에 서있는 이스타항공 여객기./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13일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 관리인은 오는 14일 이스타항공 본입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매각 주간사인 안진회계법인도 14일 오후 1시부터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인수 희망자로부터 인수금액과 고용승계 조건 등이 기재된 입찰서류를 접수해 당일 오후 3시에 접수를 마감한다. 이후 당일 오후 서울회생법원으로 이동, 오후 4시 30분 재판부 입회하에 공동 관리인과 매각 주간사는 접수된 입찰 서류의 봉인을 해제한다.

공동 관리인 2인·매각 주간사·이스타항공 종업원 대표 등으로 이뤄진 평가 위원단은 14일 법원으로부터 승인받은 평가 기준에 따라 인수 금액·자금 조달 계획·사업 계획 등을 따져보고 최종 인수 후보자를 21일 경 결정한다

오는 15일에는 서울회생법원에는 새로운 인수자 선정 결과를 보고한다. 이후 매각 공고 전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던 인수 후보자(스토킹 호스)앞으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통지할 방침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조건부 투자 계약자가 인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2~3일 가량 기한을 주고 우선 매수권 행사 여부에 따라 오는 21일 경 최종 인수 예정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선정된 최종 인수 예정자와 이스타항공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히게 된다.

인수 금액·자금 조달 계획·사업 계획 등을 평가해 최종 인수 후보자를 21일 경 결정한다는 전언이다. 최종 인수 예정자는 오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한다. 상호 협의를 거쳐 최종 인수자는 계약금을 예치하고 이스타항공과 투자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스타항공 공동 관리인은 계약된 매각 대금 유입을 근거로 채무 상환 계획 등을 담은 회생 계획을 7월 20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게 된다.

한편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10여개사는이달 1~7일 이스타항공 예비실사를 진행했다. 현재 해당 회사들은 본입찰 참여 여부·인수 금액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후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한 이스타항공은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하림그룹과 쌍방울그룹 등 10여곳의 기업과 사모펀드 운용사가 참여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창업주 무소속 이상직 의원의 구속으로 오너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국제선 운항 재개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진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지난 9일 정부가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체결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비침에 따라 연내 이스타항공 재취항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스타항공과 매각 주간사 안진회계법인은 지난 10일 인수 의향자를 상대로 추가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예비 실사가 종료된 이후 추가 절차가 진행되지 않으나 면담을 희망한 인수 의향자들을 대상으로 김유상·정재섭 공동 관리인 면담이 이뤄졌다.

인수 의향자들은 예비 실사와 추가 관리인 면담에서 이스타항공 운항 계획·재개 절차 등을 집중 질의했다는 게 이스타항공 관계자 설명이다.

지난해 3월 모든 노선 운항이 중단돼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효력을 상실했지만 현재 재취득을 준비 중이다. AOC를 순조롭게 따낸다면 10월 내지 11월 경에는 이스타항공 재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 확대로 올 가을부터 해외 여행객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 돼 연내 운항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인수 의향자들은 예비 실사 기간동안 이스타항공 부채 수준에 대해서도 들여다 봤다.

이스타항공 공익 채권인 체불 임금·퇴직금 등은 약 700억원이다.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은 1850억원 가량 된다. 변제율이 통상 30%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상환액은 줄어들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부채 상환에 필요한 최소 금액을 10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따라서 인수 금액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다시 한다 해도 당장 수익 창출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스타항공도 본입찰 때 인수 의향자의 자금력·사업계획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먹튀 하려는 자본은 절대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해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 상황 속 치밀한 사업계획으로 항공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준비된 기업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량 해고된 근로자들을 조속한 시일 내 복직시킬 수 있는 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며 "정부 당국은 이스타항공 정상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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