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연구원-세종대, 산사태 흐름 물리적 특성 규명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 발생 시, 토석류(土石流) 피해 범위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수치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한국농어촌연구원과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가 공동으로 산사태 피해 예측을 위한 토석류 움직임에 대한 물리적 특성을 규명하고, 수치 모델 검증을 마쳤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와 검증은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뤄졌다.

기존 산사태 모델은 해외에서 수행된 기초연구 결과를 활용한 것으로, 국내 여건에 맞는 수치 모델 개발은 처음이다.

토석류는 산사태에서 흙과 돌, 바위, 나무 등이 물과 섞여 빠르게 흘러내리는 것을 말한다.

   
▲ 산사태 피해 예측 수치 모델 개발을 위한 대형 수리모형시설/사진=한국농어촌공사 제공


농어촌공사는 이번 연구로 토석류 실험의 원자료(Raw Data) 확보와 정밀한 수치 모형 개발로 급경사지 안전관리는 물론, 국내 관련 기술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에서는 부시네스크(Boussinesq) 방정식 수치 모형도 개발됐는데, 이 방정식은 파랑(波浪) 해석 기법으로 풍파 및 쓰나미 해석에 활용된다.

유속의 분산성, 수직방향의 불균일성, 비선형을 고려, 가변경사 실험 수로를 이용한 수리모형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개발된 수치 모델을 통해 지난 2011년 7월의 서울 우면산 산사태를 적용한 결과, 산사태 발생 시 토석의 체적이 200배 이상 증가하고 폭우로 많은 양의 물이 유입되면서, 바닥의 저항력이 약해진 점이 확인됐다.

또 경사각 30도, 고도 100~250m인 곳에서 바닥 침식이 발생했다.

산사태 발생 후 시간의 경과에 따른 토적의 공간 분포를 위성사진과 실험내용을 비교했을 때, 바닥 침식이 발생한 곳이 거의 일치함을 확인했다.

농어촌공사는 이번 연구 성과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실험시설 공유시스템인 '그리드시스템'에 올려 관련 분야 연구자, 기술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농어촌연구원 윤재선 연구원은 "급경사지 붕괴위험 지역 피해예측을 위한 국내 원천기술 확보로,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안전한 국토 공간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기후변화 가속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산사태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산사태 피해 정밀 예측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산사태 피해 면적은 2017ha로, 복구비는 4128억원(연평균 459억원)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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