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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기본소득보다는 일자리가 먼저다
김명회 부장 | 2021-06-24 17:03

 
김명회 경제부장/부국장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앞두고 쏘아 올린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기본소득 개념의 청년 배당 정책으로 재미를 보자 이를 확대한 전 국민 매달 50만원 지급을 장기 목표로 하는 기본소득 정책을 의제로 띄웠다. 재산이 많든 적든, 일을 하든 안 하든 기본소득을 주면 빈곤 감축과 함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이낙연 정세균 등 여권 후보들은 물론 야권에서도 안심소득을 들고 나오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현금을 주지 않으면 낙오한다는 불안감에 빠진 모습이다. 이 지사가 청년 기본소득으로 선거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에 너도나도 선심성 정책을 내놓고 있다.


기본소득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일단 찬성하는 분위기다. 다만 자신들에게 비용부담이 전가되지 않는 범위에서다. 전가되더라도 기본소득으로 받는 것보다는 훨씬 적게 부담하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비용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본소득을 줄 수 있을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정책이다.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을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어떻게 마련한다는 것인가. 우선 이 지사는 단기로 예산 25조원을 투입해 1인당 한 달에 4만원 정도를 지급하자고 한다. 재원은 낭비성 예산을 절감해서 마련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당 4만원 정도 소비로 경제성장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또 2단계로 개인당 연간 100만원(월 8만3000원)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재원이 50조원 필요하다. 이를 낭비성 예산 25조원에다 조세감면축소분 25조원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조세감면이란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 인구집중의 분산, 기술개발의 촉진, 지방경제의 활성화 투자촉진, 근로자 복지정책 등을 위해 조세를 감면을 해주는 제도다. 여기에는 근로자들의 자녀 학자금, 기업의 연구개발투자비 등이 포함된다. 한마디로 기본소득을 위해 기존에 있던 복지정책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


3단계로는 전 국민에게 월 50만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1년에 300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들어간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예산은 556조원이다. 국가예산의 절반도 더 되는 돈을 국민들에게 빈부를 떠나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큰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세출 조정으로는 어림없고 증세와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4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 조문을 위해 귀빈실에 나와 성당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쪽은 기본소득에만 활용되는 세금을 신설해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법인세 인상과 시민소득세, 토지세, 환경세 등을 거둬들이고 탄소세와 인터넷 이용자들이 수많은 개인정보를 인터넷 업체들에게 제공하는 만큼 데이터세를 신설하겠다고 주장이다. 하지만 이 또한 어림없고 국채발행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1985조원에 달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2조원에 달한다.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은 1924조원이다. 국가부채가 GDP를 상회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추가로 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기란 쉽지 않은 얘기다. 자원도 없는 국가에서 선심성 복지 펼치겠다고 마구잡이로 국채를 발행하다가는 남미 국가들의 꼴이 될 수 있다. 결국은 선심성 현금 살포로 인해 오히려 국민들의 삶이 피폐해질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본소득을 도입한 나라는 없다. 스위스가 2016년 6월 5일 성인에게 매월 2500프랑(약 300만원), 미성년 월 650프랑(약 78만원)을 주는 기본소득안을 국민투표에 부쳤다가 77%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재원이 어디서 나오느냐이다. 기본소득을 주기 위해서는 스위스 1년 예산의 4배가 필요했는데 증세와 국채발행이 필수적이었던 것. 그러다 보니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내게 세금폭탄이 떨어지겠군” 하면서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복지를 확대하더라도 경제성장이 먼저 이뤄진 다음 복지의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 우리는 지난 수년간 가계는 물론 기업, 정부 등 각 부문에서 채무 급증을 보여왔다. 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및 부동산 정책실패로 빚어진 결과다. 정부가 퍼주기에 급급해하면서 가계와 기업을 빚내기로 몰아간 것이다. 그럼에도 또다시 퍼주기인 기본소득 얘기가 나오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과 똑같다.


기본소득 보다는 일자리를 만들어 국민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복지정책이 소득의 증가로 소비지출을 닐리고 결국은 경기 활성화를 가져다준다고 주장도 하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일 뿐이다. 소득주도 성장을 운운하면서 최저임금을 올린 게 오히려 국민들의 일자리를 잃게 만들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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