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가 신한울 원전1호기 가동 요청 의지를 밝히면서, 탄소중립 달성에 있어서 원자력발전의 중요성을 인정한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탈원전을 고집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여, ‘에너지정책 불협화음’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 총리는 “향후 60년간 원전은 우리의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신한울 원전1호기 가동 허가 승인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같은날 대통령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2018년 기준 6.2% 수준인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율을 2050년까지 62.3%로 올리고, 같은 기간 23.4%인 원전 비율을 7%까지 내린다’는 내용을 담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제출 받아, 검토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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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사진=두산중공업 |
이에 대해 학계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11일 경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참석한 각국의 에너지분야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의 핵심인 원전을 빼고 탄소배출 감축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 각국의 원자력 발전 확대 계획을 밝혔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탄소배출 없이 효율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원자력 발전밖에 없다”면서 “소형모듈원자로(SMR)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는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전기출력 300MWe 안팎의 소형 원자로로 공장 제작, 현장 조립이 가능해서 차세대 원자력 발전으로 부각되고 있는 기술이다.
정부가 제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뒷받침되려면, 2050년까지 태양광 450GW, 풍력 50GW에 달하는 설비가 필요하지만, 한국의 지형적 특성상 현실화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또한 지난해 원전 단가는 ㎾h당 59.7원에 불과했으나, 신재생에너지 단가는 149.4원에 달해 비용 문제도 장애요소로 꼽혔다.
야당과 학계뿐만 아니라 최근 여당 내에서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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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14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혁신형 SMR 국회포럼 출범식'에서 (앞줄 왼쪽에서 7번째부터) 정재훈 한수원 사장,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수력원자 |
지난 4월 국회과학기술정보통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은 SMR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산·학·연 전문과들과 함께 ‘혁신형 SMR 국회포럼’을 출범시키기는 등, SMR 도입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재계도 탄소중립 핵심 수단은 SMR이며, 전세계적으로 SMR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도 이에 뒤쳐져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정책실장은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영국조차 SMR과 원전을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탄소중립에 주어진 시간과 일조량, 풍량, 수자원 등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모두 부족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SMR과 원전 활용을 확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준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SMR 노형은 총 71개이며, 미국(17개), 러시아(17개)와 같은 전통적인 원자력 강국과 중국(8개), 영국(2개) 등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SMR 시장은 2030년경부터 본격적인 상용화가 예상되며,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 시장 규모가 390 ~ 62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한국은 혁신형 SMR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면제사업 조사 추진 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양금희 의원(국민의힘, 대구북구갑)은 “국가적 산업인 원전 특성상 자금조달 및 투자유치 없이는 수출이 불가능한 만큼,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산업분류체계)에 원전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지난해 12월 28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한국형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공식화해 놓고 왜 지원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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