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할인 폭 절반 가까이 줄어…실구매가 상승
차량 수요가 공급 뛰어넘어…"할인 없어도 팔린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자동차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반년 넘게 이어지면서 물량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그 결과 자동차 실구매 가격이 상승하는 결과가 나왔다.

   
▲ 벤츠 S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5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주요 판매 모델의 차량 할인 폭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수입차 업계에는 차량 가격의 5~10% 수준에 ‘비공식 할인’이 존재한다. 

타사 경쟁 차종과의 판매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산정된 할인 금액은, 같은 차종을 구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도 서로 편차가 있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차량 할인 금액은 △제조사가 지원하는 경우 △차량 판매 딜러사(대리점)가 지원하는 경우 △차량 판매 직원이 자신의 수당을 줄이고 할인하는 경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할인 규모가 정해져 있지 않고 유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수입차 업계는 차 가격에 비례하는 보편적인 할인을 해왔지만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국내 입항 물량이 줄어드는 등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상황을 맞았다.

차량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많고,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차량 할인 폭이 크게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 벤츠 E클래스/사진=벤츠코리아 제공


국내 인기 차종인 벤츠 E250 익스클루시브 모델의 경우 출시 초기 약 500만원의 할인이 있었던 것과, 달리 현재는 250만원 수준으로 할인이 반으로 줄었다. 

S클래스의 경우 수요가 공급을 큰 폭으로 뛰어넘어 현재 차량 계약 후 소비자 인도 시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되며, 할인도 차량 가격에 1~2% 수준으로 줄어든 실정이다.

   
▲ BMW X3/사진=BMW코리아 제공


BMW의 경우에는 SUV 차종들이 인기를 끌면서, 물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기 SUV X3의 경우 6개월 이상 대기 기간과 차량 할인 폭도 작년 대비 줄어들었다. 다만 5시리즈 등 세단 모델의 수급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 수입차 수준의 할인판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도체 수급 부족 현상에도 차량 가격 변동은 특별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 아이오닉5 등 인기 모델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넘게 대기하는 차종도 있는 상황이다.

   
▲ 아우디 A6/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자동차 반도체 부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하반기 수입차 업계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6월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는 14만7757대로 지난해 대비 15.2% 늘어나는 고성장세를 보였지만, 차량 수급난이 3분기를 강타할 것으로 보여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 공급난으로 인해 수입차 할인 폭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할인이 없어도 살 사람이 많아 굳이 출혈 할인 경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폭스바겐 투아렉/사진=미디어펜 김상준 기자


그는 또 “차량 할인이 줄어들면 마진율은 높아지지만, 차량 수급이 어려워 3분기 판매 절벽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며 “연말쯤에는 차량 수급이 정상화 될 것이고 할인 폭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여,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 구매를 조금 미루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포드 익스플로러/사진=포드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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