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가 증시에서는 흔들리고 있다. 호실적에 직원 성과급을 회사 규정(상한선)인 40%보다 올린 최대 50%로 지급하며 잔치를 벌인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6일 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 대비 3.50% 내린 4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에는 4만5200원까지 떨어지면서 4만5000원선도 위협받았다. 이는 지난해 10월28일 4만5000원 이후 가장 낮은 주가다. SK하이닉스는 올 초 4만7750원(이하 종가 기준)으로 출발해 지난달 12일에 5만300원까지 올라갔다. 등락을 거듭하긴 했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28일에는 4만92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
거기까지였다. 이후 주가는 바람이 빠지듯 하락세를 타면서 결국 4만5000원대까지 내려온 것. 여러 가지 이유가 추정되고 있지만 역시 가장 큰 원인은 D램 25나노에서 20나노로 공정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부터 20나노 D램을 양산하고 있는데 비해 SK하이닉스는 오는 3월부터 20나노 D램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보다 1년이상 뒤진 것이다.
사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최대실적을 낼 수 있던 배경에도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가 단가가 높은 모바일 D램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PC D램 생산량이 줄며 가격이 올라갔고 결국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전자가 최신공정인 20나노 서버용·PC용 D램을 공격적으로 생산·판매하면 다른 D램을 생산 업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는 지난해 시설투자금인 23조4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중 반도체 분야에만 15조원 이상이 투자될 계획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D램 생산업체가 자칫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14조3000억원을 반도체 시설투자에 쏟아부었다.
이에 대해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20나노로 공정 전환에 뒤지는 것은 사실이나 일시적인 기후에 불과하다. 25나노 공정 전환 때와 마찬가지로 장기적으로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며 “시장이 우려하는 치킨게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과 목표주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각각 1조3813억원, 6만3308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