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열사들의 정신 계승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산실인 서울 서대문형무소가 2년여 동안의 보수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형무소는 증언과 고증을 거쳐 전시물을 늘렸고 기존에 독립운동에 집중됐던 조명을 민주화운동으로 확대했다.





19세기 초 일제가 독립운동가를 잡아들이기 위해 세운 최초의 근대식 감옥인 서울 서대문형무소는 4만 명 이상의 독립운동가가 실제로 갇혀있던 옥사와 고문을 받던 곳이다.

1987년까지 형무소로 쓰였기 때문에 건물의 상당 부분이 그대로 남아있어 독립운동가들이 겪은 옥고를 비교적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형무소는 일단 해방 이후 하얗게 바뀐 외벽을 건립 당시 붉은 벽돌 그대로 복원했다. 수감자들이 밥을 지어 먹던 취사실은 1930대 모습대로 다시 지었다. 개보수 공사 중에 추가로 발견된 수감자들의 물품과 수감자의 눈을 가리는 데 쓰는 용수도 전시됐다.

생존자들의 진술이 담긴 각종 영상이 상영되고, 독립운동가 5천 명의 수형 카드로 벽지를 꾸며 영상 추모실도 만들었다. 무엇보다 기존에 독립운동에 집중됐던 조명을 민주화운동으로 확대해 이곳에서 숨진 민주 열사들의 정신을 계승하기로 했다.


서대문구는 내년부터 유관순 지하감옥과 수감자 운동장, 담벽도 순차적으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기로 했다.

또 이번 주말에는 형무소에 수감됐던 독립운동가와 민주열사들이 참여하는 예술제를 여는 등 살아있는 역사 공간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