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한때 폐지논란이 일었던 간통죄가 여전히 그 기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5일 5일수원지검 형사2부는 ‘사법연수원 불륜사건’ 간통혐의로 기소된 사법연수원생 A(32)씨에게 징역 1년, 동기 연수생 B(29.여)씨에게 징역 8월을 구형했다. 지난해 일명 ‘사법연수원 불륜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들썩였던 사건의 당사자들이다. 사법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던 동기 사이에 불륜을 저지르며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것.

A씨는 지난 2011년 4월 아내와 혼인신고를 한 뒤 2012년 9월 두 차례, 2013년 4월 한 차례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동기 연수생 B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2013년 9월 인터넷에 A씨와 B씨의 불륜으로 A씨 아내가 자살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A씨 장모가 ‘딸의 억울한 죽음을 알아달라’며 1인 시위를 벌이며 세상에 알려졌다.

7일에는 청주지법 형사2단독 김선용 판사는 간통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53·여)씨와 B(54)씨에게 각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A씨 부부가 이혼의사를 잠정적으로 표출했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확정적인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합의했다면 간통도 허락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간통을 사전에 허락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배우자가 있는 A씨는 2013년 11월19일 오후 7시30분께 청주의 한 모텔에서 B씨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됐다.

   
▲ 지난 2008년 탤런트 옥소리 등이 제기한 간통죄 위헌 심판에 대한 공개변론이 열린 헌법재판소./사진=뉴시스

1905년 대한제국 법률 제3호로 공포된 형법대전에 포함된 이래 한국 사회에서 110년간 유지돼 온 간통죄에 대한 폐지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시중에서는 아직 결혼한 사람이 혼외 성관계를 갖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간통죄 폐지가 필요하다는 시각 역시 여전하다.

성에 대한 의식이 변화된 데다 여성의 지위가 높아진 만큼 굳이 형법에 간통죄를 둘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혼이 보편화되면서 형벌로 결혼생활을 강요할 수 없다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가벌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간통죄 폐지 주장의 큰 이유다. 실제로 간통죄의 대부분이 고소를 취하하는 등 기소를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기소를 한다 해도 90% 이상이 집행유예나 공소기각으로 풀려난다.

지난 1990년 이후, 이 간통죄의 위헌성 여부가 헌법재판소에서 가려진 건 4차례나 된다. 가징 최근인 2008년에는 헌법재판소가 간통죄 위헌심판에서 5(위헌) 대 4(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정족수(6명)에 못 미쳐 아슬아슬하게 합헌 결정을 내렸다. 현재 헌재는 역대 5번째로 제기된 간통죄 헌법소원 사건을 심리 중으로,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2008년 간통죄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탤런트 옥소리는 결국, 팝페라 가수 정세훈과의 간통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성 관련 처벌 조항인 성매매특별법도 도마에 올랐다. 올해로 시행 11년 째인 성매매특별법 역시 올 상반기 위헌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성매매를 한 남성은 물론 여성도 똑같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성매매를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한 조항이 심판 대상으로, 2년 전 서울북부지법은 국가가 착취나 강요가 없는 성인 사이의 성행위까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성매매특볍법은 그간이 자발적 성매매 당사자의 성적자기결정권과 직업의 자유 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변종 성매매 업소를 키우는 등 성매매 근절에도 큰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