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내부에서도 편향성 논란…공영노조 비판 성명서 발표
   
▲ KBS <광복70주년 특집 뿌리 깊은 미래 1편 - 생의 자화상> 방송캡쳐 화면

KBS가 지난 7일 저녁 8시 방송한 다큐멘터리 ‘광복70주년 특집 뿌리 깊은 미래 1편 - 생의 자화상’이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KBS 자체 제작해 57분 분량으로 편집된 해당 방송은 일제강점기 종료 시점부터 6·25전쟁까지의 역사를 풍부한 자료화면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대본상의 몇몇 표현들이 대한민국의 가치를 부정하거나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견해 때문이다.

우선 방송 전체를 통틀어 ‘건국’이라는 표현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1948년 5월10일의 선거에 대해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도 “유권자가 서툴면 투표는 불공정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건국대통령인 ‘이승만’ 언급도 방송 전체를 통틀어 한 번도 나오지 않으며 '대한민국'이라는 표현도 없다.

1950년 6월25일 북한의 남침에 의해 전쟁이 발발한 상황에 대해서도 이 방송은 “총격전은 38선 부근에선 으레 있던 일이었다”고 표현해 남침의 무게를 희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외 대한민국 건국 이후였음에도 불구하고 피난민들이 신분검사를 받는 장면에선 ‘남녘 사람’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고의로 대한민국의 존재를 지웠다는 점, 흥남철수 장면에선 “흥남엔 미군이 북에 원자폭탄을 투하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돌았다. 살고 싶으면 미군과 함께 떠나야 했다”고 표현해 당시 주민들이 마치 억지로 미군의 배에 탄 것처럼 표현한 부분도 논란이 되고 있다.

비판은 KBS 내부에서도 나왔다. KBS공영노동조합(위원장 황우섭)은 11일 성명서를 발표해 “우리 모두가 피땀 흘려 가꿔온 대한민국의 존재를 부정하고 비판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광복 70주년 특집 - 뿌리 깊은 미래’란 타이틀 아래 방송한 의도가 무엇인지 이를 기획한 제작진과 게이트 키핑을 담당해야할 경영진에게 묻고 싶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시점에 진정 우리가 조명해야할 광복과 건국 특집의 내용은 어떤 것이 담겨야 하는지 면밀하게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KBS는 오는 14일 저녁 8시에도 같은 제목의 다큐멘터리 2부를 방영할 예정이다. 1부의 제작진은 책임프로듀서·연출 김형석, 편집감독 김경환, 자료조사 이은혜, 글 구성 김혜진, 조연출 정승환 등이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