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노조와의 통상임금에서 패소한 것이 당장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난해 4분기 대거 적자폭을 줄이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서다.
12일 장에서 현대중공업은 전거래일 대비 2.03% 오른 12만5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막판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장이 끝나고 다소 긍정적인 뉴스가 나왔다.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3조8461억원, 영업손실 223억원, 당기순손실 379억원의 성적표가 공개된 것이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6% 상승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은 무려 1조9346억원에 달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는 각각 13조9570억원과 244억원으로 시장전망치에도 부합했다. 이에 지난해 실적이 바닥을 찍고 올해부터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액은 전년대비 3.0% 감소한 52조5824억원,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적자전환한 3조2495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손실도 전년대비 적자전환한 2조2061억원이었다.
하지만 4분기 적자폭 축소에도 현대중공업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저유가 현상 지속으로 해양플랜트 시장 회복이 요원한 데다 지난해 말부터 진행 중인 인력구조조정 비용까지 반영되면 재무구조는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금 소급분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면서 절반으로 제한됐다고는 하지만 상여금 800%를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판결로 현대중공업이 져야할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
다만, 불확실성의 해소라는 측면에서는 주가에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여기에 실적보다는 수급이 앞으로 현대중공업 주가흐름을 결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조선사는 실적보다는 수급에 의해 주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또 한국의 조선사 뿐 아니라 중국 등 외국의 조선사 주가로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통상임금 판결은 현대중공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