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후 업무상 실화 등의 혐의 인정돼 경찰에 불구속 입건

지난달 1일 발생한 해운대 초고층 빌딩 화재와 관련, 경찰에 입건된 환경미화원 3명이 “쓰레기는 치우고 있지만, 인간까지 쓰레기로 보지 말아달라”며 입을 열었다.

이들은 화재 후 업무상 실화 등의 혐의가 인정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고,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에는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힘없는 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사법처리를 하느냐며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건물주가 이들에게 마련해 준 휴게실은 진화장비도 없고 준공검사도 안된 배관이 지나다니는 24㎡(7.26평)짜리 ‘불법’ 공간이었고, 이곳에 설치된 문어발 전기콘센트 스파크로 인해 불이 났다는 이유로 환경미화원들을 사법처리한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성토 이유였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최초 발화지점은 4층 남자 탈의실 출입문 바깥 바닥에 놓여 있던 속칭 ‘문어발식’ 콘센트”라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즉, 경찰의 입장은 이들이 사용하던 콘센트가 화재의 원인이 됐기 때문에 입건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미화원 최씨는 “우리가 그 자리에 매일 있는 게 아니다. 무슨 일 있으면 뛰어 가야 하고. 거기 있는 시간은 아침 10시 반부터 분리작업 마칠 때까지다. 문제 생기면 처리해야하고 그러니까. 너무 억울하다”라고 토로했다.

이들의 입건 소식에 당시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이들의 사법처리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이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화재가 난 당시처럼 그 오피스텔에는 여전히 제대로 된 미화원의 쉼터가 없고, 이들은 지금도 그 오피스텔에서 여전히 일하고 있다.


미화원 주씨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나는 인간이 쓰레기는 치우고 있지만, 인간까지 쓰레기로 보지 말아달라는 얘기를 자주한다. 내가 쓰레기를 치우고 있지만 나까지 그리 보지 말라는 얘기”라며 “지금 나뿐 아니라 가족들도 억울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한 죄, 최초로 불을 본 죄밖에 없는데 왜 입건되느냐”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