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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델타 변이’로 코로나19 재확산, 팬데믹 또 오나?
윤광원 취재본부장 | 2021-08-03 11:02
‘국가 간 백신 불균형 해소’가 세계적 재앙 막는 지름길

 
윤광원 세종취재본부장/부국장대우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델타 변이’가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되면서, 전 세계에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팬데믹(세계적 유행)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그 변이에 대한 연구가 더디게 진행, 팬데믹 종식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늘고 있다.


세계적 과학전문지 ‘네이처’와 해외 언론 등은 델타 변이가 이처럼 강력한 전염력을 갖게 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감염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떨어지고, 치명적인 새로운 변이가 출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도 발 델타 변이는 기존 원래의 코로나19 바이러스나 영국 발 ‘알파 변이’, 브라질 발 ‘베타 변이’ 등에 비해 월등히 강한 전염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새로운 변이인 델타 변이의 변종 ‘델타 플러스’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발 ‘감마 변이’까지 출현했다.


원래의 코로나19 바이러스나 변이들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에 비해 전염력이 강하지만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 2~3명을 감염시키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델타 변이는 1명이 8~9명을 감염시킬 만큼, 강력한 전염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델타 변이가 이처럼 강력한 전염력을 보이는 이유도, 조심씩 밝혀지고 있다.


중국 광둥성(廣東省) 광저우(廣州) 질병관리예방센터의 징루 교수팀은 최근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공개한 논문에서,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의 비강에는 바이러스가 변이 전의 원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보다 100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변이 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바이스에 노출된 지 평균 6일 만에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됐지만, 델타 변이 감염자는 바이러스 노출 4일 만에 검출됐다며, 이는 델타 변이의 증식 속도가 훨씬 빠르고 잠복기도 짧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의 노엄 스턴-지노사르 박사는 네이처에서 “델타 변이가 어떻게 이렇게 강력한 전염력을 갖게 됐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델타 변이가 강력한 전염력을 갖게 만든 유력한 후보 중 하나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내 ‘퓨린 분절 부위’다.


알파 변이와 델타 변이에서 모두 나타나는 퓨린 분절 부위의 변이는 옌리멍 홍콩대 공중보건대학 박사에 따르면, 자연적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는 것으로, 코로나19의 ‘우한 연구소 기원설’이 제기된 바로 그 부위다.


알파 변이에서는 ‘프롤린 아미노산’이 ‘히스티딘’으로, 델타 변이에서는 ‘아르기닌’으로 바뀌는데, 두 변이 모두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세포에 잘 침투하도록 돕는다고 알려졌다. 퓨린 분절 부위가 많을수록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 세포에 침투할 준비가 잘돼 있음을 뜻한다는 것.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사진=미디어펜


미국 텍사스대 의대 비니트 메나체리 박사는 사스 바이러스에서는 전체 스파이크 단백질의 10% 미만이 인체세포 침투 준비가 돼 있는 반면, 변이 전 원래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는 50% 정도, 델타 변이에서는 이 수치가 75%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예상치 못한 변이로 강력한 전염력을 갖게 되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보급으로 한층 커졌던 팬데믹 종식에 대한 기대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현재의 백신은 확진자 1명이 2~3명을 감염시키는 변이 전 원래 바이러스를 기준으로 개발된 데다, 백신 접종자의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예방효과도 시간이 흐르면서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정부에 코로나19 대응을 조언하는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은 ‘코로나19 백신효과는 얼마나 지속되는가’라는 보고서에서, 백신의 감염과 중증 예방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수년간 코로나19 백신 캠페인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지금 당장은 다행스럽게도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크게 우려되는 것은 다음에 출연할 수도 있는 변이로 백신을 헛되게 할 수도 있다면서, 백신 효과가 없는 변이 출현 가능성을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감염자가 많을수록 변이 발생이 증가하는 만큼, 강력한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는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바이러스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백신 접종을 최대한 신속하게 전 세계로 확대하고, 이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기존 방역 정책도 병행할 것을 세계 각국 정부에 권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재연을 막을 수 있는 ‘비상구’는 정말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분명히 있다.


필자가 보기에, 그것은 ‘국가 간 백신 불균형’의 해소가 지금까지 나온 최선의 답이다.


이번 재유행의 피해는, 백신 접종률에 따라 차이가 크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백신이 충분해 접종률이 높지만 개발도상국들은 백신이 ‘태부족’인 데다, 특히 ‘물 백신’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중국산 백신에 대부분 의존, 보건과 경제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낮고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중·남부의 여러 주에서는 변이 바이러스 창궐로 심각한 상황인 실정이다.


백신 보급과 접종의 ‘불균형’은 새로운 변이 출현을 용이하게 해, 팬데믹 통제를 저해한다. 상품, 서비스, 노동 및 여행자의 이동을 막아 세계 경제 회복에도 걸림돌이 된다. 우리나라도 7월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팬데믹이 재연될 수 있는 게 문제다.


백신 분배가 공평하게 이뤄지도록,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이 시급한 대목이다. 백신의 세계적 분배를 맡고 있는 ‘코백스 퍼실리티’가 지금의 ‘유명무실’ 상황을 극복하고 본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글로벌 지원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스라엘이 이미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 대한 추가접종, 즉 일명 ‘부스터샷’을 시작했고, 영국과 독일도 접종을 결정했다. 미국과 일본, 스페인, 우리나라도 적극 검토 중이다.


다만 부국과 빈국 사이 '백신 불평등'이 심한 상황에서 부국들이 부스터샷까지 접종하는 것은 ‘이기적’이라는 비판이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나온다.


개발도상국 국가 인구의 85%(약 35억명)가 아직 백신을 한 차례도 접종받지 못한 상태로, 이들에게 백신을 주는 것이 팬데믹을 종식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 WHO의 지적이다.


또 주로 가난한 나라에서 변이 발생이 이뤄지고 있어, 선진국들이 백신 나누기를 하는 것이 팬데믹 종식에 도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네이처에 따르면 WHO는 최근 내부분석을 통해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거나, 연내 시작을 고려하는 11개 부국이 50세 이상 국민 전체에 부스터샷을 맞춘다고 하면, 4억 4000만회분의 백신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모든 고소득·중상소득 국가가 같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에 나서면, 8억8000만회분의 백신이 필요할 것으로 WHO는 분석했다.


개도국들이 요구하고 있는 백신 지적재산권 ‘한시 면제’는 효율적 대안이 되지 못한다.


한시 면제에 반대하는 선진국들의 논리대로, 그렇게 되더라도 개도국의 백신 자체 생산은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고, 그 사이 팬데믹이 또 올 수 있다.


무엇보다 ‘혁신’을 가로막는 지재권을 빼앗는 행위는 인류의 미래도 빼앗는 것이다.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역할 역시 작지 않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기술력을 통해 백신 위탁 생산에 기여하면서 다자기구 논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적한다.


국내에 백신 도입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백신 불균형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적은 상황이다.


그러나 백신의 국가 간 균형 보급이, 팬데믹을 끝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비결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은 국내 백신 개발과 접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역할을 끊임없이 촉구할 필요가 있음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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