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 대구 부동산 시장이 지속된 공급 누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서도 1순위 청약 미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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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공급한 대구 중구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의 1순위 청약에서 3개 타입 중 2개 타입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단지는 총 216가구로 구성되며 이중 84㎡B 28가구, 84㎡C 28가구가 1순위 기타지역 청약 후에도 미달로 남았다. 이 물량은 2순위 청약을 통해 각각 1.39대 1, 1.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1순위 청약에서 유일하게 마감된 84㎡A 타입 역시 1.2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달 대구에서 분양한 다른 단지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구 남구에 들어서는 '교대역 푸르지오 트레힐즈'는 5개 타입 중 2개 타입의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미달이 나왔다. 59㎡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는 7가구, 84㎡은 25가구가 미달됐다.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된 타입들은 10대 1 이내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대우건설은 지난 6월 대구 동구에 공급한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1.2단지'에서도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빚으며 고배를 마신 바가 있다. 총 745가구를 분양한 1단지에서는 56㎡ 1가구, 84㎡B 110가구, 84㎡D 58가구 등 169가구가 2순위 청약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했고 568가구 분양한 2단지에서는 84㎡B 67가구, 84㎡C 39가구 등 106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심지어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에서 분양된 '더샵 수성오클레어'의 1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단지의 50㎡ 1순위 청약 결과 기타지역 접수 후에도 17가구가 팔리지 못하고 남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대구 미분양 주택은 1185가구로 4월보다 32.1% 증가했다.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더샵 등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 역시 저조한 분양 성적표를 받으며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구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6.4대 1로 지난해 하반기(17.3대 1)의 절반 이상으로 하락했다. 다른 광역시에 비해서도 낮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부산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27.2대 1, 광주 18대 1, 대전 25.9대 1, 울산 10대 1 등을 기록했다. 상반기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4.7대 1이다.
전문가들은 대구 분양시장 열기가 식고 이유가 과잉된 공급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대구에 3만4484가구 공급이 예정됐다. 이중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1만9552가구로 광역시 중 인천(3만712가구) 다음으로 많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대구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도 누적되고 다른 광역시에 비해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공급 누적과 함께 현재까지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면서 가격 피로감으로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은 한 분양 시장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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