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부동산 거래량마저 감소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강화 이후 매물 잠김이 심해지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추격매수까지 더해지면서 부동산 시장 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8만8937건으로 지난해 7월(14만1419건)보다 37.1% 감소했다. 6월(8만8922건)과는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7월까지 누적 주택 매매거래량은 64만8260건으로 지난해(76만2297건)보다 1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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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별 전국·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사진=국토교통부 제공 |
지역별로 7월 수도권 거래량은 4만2074건으로 지난해(7만5725건)보다 44.4% 줄었으며, 서울은 지난해 2만6662건에서 올해 1만1014건으로 58.7% 감소했다. 지방 거래량도 지난해 6만5694건에서 올해 4만6863건으로 28.7% 줄었다.
유형별로 아파트(5만9386건)는 전달(5만7861건)보다 2.6% 늘었지만, 지난해(10만2628건)에 비해선 42.1% 감소했다. 아파트 외 주택(2만9551건)은 전달(3만1061건)보다 4.9%, 지난해(3만8791건)보다 23.8% 줄었다.
이러한 ‘거래절벽’에는 정부 규제 강화로 인한 매물 잠김 현상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시행된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와 양도소득세 인상을 통해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 자신했다.
그러나 오히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증여를 선택하는 등 매물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여기에 실수요자들의 추격매수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집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값은 6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서울 아파트값도 3여 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미분양이 나올 정도로 주택이 많이 공급되거나 수요자가 시장에서 이탈하는 등 수급 요인이 해결돼야 하는데, 여전히 시장에서는 역대 최고 경쟁률이 나오고 있고 매물이 잠겨있어 수급 문제가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며 “지금 나와 있는 매물들도 이미 전 고점을 넘어선 수준인데 마음 급한 실수요자들이 매매를 이어가면서 더 높은 고점을 불러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급 확대를 위해 신규 공공택지를 발표했지만, 당장 집값 안정에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위치적으로도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한계가 있고,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과 마찬가지로 실제 물량이 공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이다”면서도 “신규택지 대부분이 인접수도권보다는 경기도권으로 보는 것이 맞기 때문에 광역교통망과 연계하더라도 서울의 주택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 안정을 불러오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며 “광역교통망은 물론 신규택지도 완공과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차기 정부에서 맡아야 하는 사안이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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