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레이더 및 첨단 전자장비·전투체계 적용 예정…스키점프대 설치 유무 엇갈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해군이 추진 중인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사업을 두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VX는 3만톤(만재배수량 4만5000톤급)으로, 내년 기본설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CV는 항공모함을 뜻하는 함정코드로, KF-21 보라매로 명명된 한국형전투기 KF-X의 사례처럼 X는 개발 중인 무기체계에 붙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내년 기본설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며, △수직이착륙기 △해상작전헬기 △상륙기동헬기 등을 탑재하고, 고성능 레이더와 최첨단 전자장비 및 전투체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 현대중공업의 경항공모함/사진=현대중공업그룹


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1'에 전시된 목업 등으로 볼때 현대중공업의 모델은 전장 270m·전폭 60m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정익항공기와 회전익항공기(헬리콥터)를 비롯해 8~16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전망이다.

이는 기존 함정 대비 비행갑판 면적을 늘린 것으로, 이함용 활주로와 착함용 공간을 구분한 덕분에 고정익기와 회전익기를 동시에 운용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특히 갑판에 스키점프대를 설치했으며, 선체 하단부에 무인수상정·잠수정 등을 운용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영국 밥콕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도 언급된다. 밥콕은 '퀸 엘리자베스' 항모 개발을 주도한 업체로, 종합 군수지원 분야 경쟁력도 글로벌 수준으로 평가된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전장 263m·전폭 47m 크기로 건조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미국 다목적상륙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와 협력하는 등 트리에스테급 항모의 특징도 반영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핀칸티에리는 자국 경항모를 보유한 경험이 있고, 인도가 발주한 만재배수량 4만1000톤급 항모도 건조 중이다.

현대중공업과 반대로 대우조선해양의 목업에는 스키점프대가 없다. 이는 갑판 활용도를 낮추고 상륙작전을 펼치기도 용이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으로, 이를 통해 12~16대의 항공기를 탑재토록 한다는 전략이다.

   
▲ 부산 벡스코에 전시된 대우조선해양 경항모 모형/사진=미디어펜


한진중공업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한진중공업은 1만4500톤급 독도함·마라도함을 건조하는 등 국내 최초로 대형수송함 및 강습상륙함을 인도한 경험이 있다. 양사는 경항모 사업을 통해 부·울·경 지역경제 활성화도 내세우고 있다.

업계는 양사 모두 일명 '두개의 탑'과 같은 형태로 함교를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트윈아일랜드는 갑판 위에서 면적을 많이 차지하게 돼 항공기 주기 및 운용에 방해가 되고, 와류 발생 등도 문제로 꼽힌다.

그러나 함재기 이륙을 위해 일정한 속도 이상을 내야 하는 경항모 특성상 함교가 커져야 하는데, 이를 하나로 제작하면 무게 문제로 선체 밸런스가 무너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함교를 2개로 나누면 역할 분담이 용이하고 1개가 피격을 받아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도 "F-35B 제원상 사출기(캐터펄트)가 설치되지 않을 경우 항공기 운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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