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새 주인을 결정할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이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유통 대기업 신세계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신세계, 금호산업 인수로 각 사업부문 시너지 효과 판단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25일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동안 꾸준히 금호산업 지분을 매입해왔던 호반건설을 비롯해 IBK펀드, 자베즈파트너스 등 사모투자펀드(PEF)들이 대거 참여했고, 여기에 유통 ‘빅3’기업인 신세계가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업계에선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가진 신세계라는 복병을 만났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 금호산업의 인수가는 8000억∼1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 인수전 참여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던 신세계가 참가한 의중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항공업과 유통업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며 인수에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또 정용진 부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전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회사에서 보고가 왔을 텐데 아직 보고받은 게 없다”고 했다.

그러나 갑자기 신세계가 전의를 바꾼 것은 금호산업 인수로 각 사업부문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 정용진 신세계백화점그룹 부회장

신세계가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등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웨스틴조선호텔, 면세점, 백화점 등과 금호산업 인수하면 부수적으로 인수되는 아시아나항공과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다.

항공운송업과 호텔사업, 면세점 등을 통해 영업비용 등을 낮춘다면 영업실적 향상에 큰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 면세점 사업권 확장을 위해 롯데, 신라호텔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세계에게 금호산업 인수는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금호산업의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에 5000억원을 주고 20년간 부지를 빌린 광주신세계의 운영권을 지키기 위해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금호산업 인수 시 광주신세계 관련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신세계가 경쟁 상대인 롯데그룹을 의식해 ‘방어’ 차원에서 LOI를 냈다는 목소리도 있다. 롯데가 본입찰에 참여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광주신세계백화점 부지를 롯데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금호산업 인수건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호반건설의 싸움 이라는 예측돼 왔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경우 자금 동원력이 1500억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이 나오면서 비교적 탄탄한 재무를 가진 호반건설이 가장 껄끄러운 상대라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신세계가 자금력과 시너지가 다른 참여자들보다 높아 인수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이번 인수전은 치열한 전쟁터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