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세계 각국이 국제 통상규범의 방어 논리로 에너지 안보를 이용하면서, 향후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국가 간 논쟁이 확대될 전망이란 분석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1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국무역협회에서 ‘제4차 신통상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에너지 산업과 관련한 주요 통상 이슈와 우리의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
|
|
▲ EU 집행위원장인 우르술라 폰 데르 레이엔(Ursula von der Leyen, 사진 왼쪽)이 지난 7월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집행위원인 파울로 젠틸로니(Paolo Gentiloni) 옆에 앉아 EU의 새로운 기후정책 제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로이터 |
신통상 라운드테이블이란 환경・보건・공급망・기술 등 신통상 이슈에 대해, 민간 전문가 의견수렴 및 대응전략 모색을 위한 민관 회의체로 지난 4월 8일 출범해, 그간 3차례 개최를 통해 미국 행정망 공급망 안정화 방안 및 주요국 첨단산업 지원정책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중국의 전력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우려 등과 같이, 에너지와 통상 이슈가 복합된 다양한 현안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통상 및 에너지 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여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통상 현안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토론했다.
이번 회의는 에너지 산업이 직면한 글로벌 통상 이슈와 산업·통상·에너지간 연계 및 협력 강화를 통한 탄소중립 이행에 대한 발표 이후, 자유 토론이 이뤄졌다.
주제 발표에 나선 고준성 산업연구원 박사는 “화석연료 중심에서 청정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원 및 공급자가 다각화 및 탈집중화(decentralization) 되면서,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통상 분쟁이 증가하고 국제통상법에서 에너지에 대한 규율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관련 통상마찰에서 세계 각국이 국제 통상규범의 방어 논거로서 에너지 안보가 원용되기도 하는 가운데, 아직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상 에너지 안보에 대한 확립된 개념이 없어, 향후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국가간 논쟁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을 내놨다.
탄소중립 이행과 관련해 주제 발표한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연구팀장은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탄소 중립 이행 추진을 위해서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통상,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의 정책과제들이 긴밀한 연계되고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정일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에너지와 관련한 글로벌 협력 및 교역이 석유, 가스 등 전통적인 분야를 넘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세계 각국이 '그린 이코노미'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우리 기업이 글로벌 친환경 시장을 선점하고 저탄소기술의 개발과 교역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새로운 규제 및 무역장벽으로 우리 기업들이 부당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주요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