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최근 전력난으로 중국 정부가 생산을 통제하면서 요소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 국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 경유 다변화와 함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이 내뿜는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데 필요한 액상 물질로, 중국이 요소수의 주원료인 ‘요소’에 대해 수출검사 의무화를 실시하면서, 사실상 수출 제한에 들어가면서 국내에서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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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더 뉴 투싼은 변경된 환경규제에 적응하기위해 요소수 환원방식을 적용했다./사진=미디어펜 |
중국산 요소는 국내 요소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해, 이번 요소 수급난이 장기화할 경우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는 5일 문제해결을 위해 청와대비서관실 주축으로 비상대응반(TF) 팀을 구성, 운영에 들어갔다.
중국발 요소수 수급 비상 문제가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청와대가 직접 콘트롤타워를 자처해 범정부 차원에서 전방위적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이번 TF를 통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대응체계와 동일한 경제·외교가 종합된 대응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며 “국내 산업계·물류업계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중국 등 요소 생산국과의 외교협의 등 다양한 채널의 종합적인 활용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의원(국민의힘, 비례)이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국제 품목분류 코드(HS코드 6자리) 기준 수입품 1만2586개 중 31.3%에 해당하는 3941개가 특정 국가 의존도 80%를 넘었다.
이 중 중국의 품목수는 1850개로 약 47%를 차지했고 이어서 미국 503개, 일본 438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의 대(對)중국 수입액은 올해 1~9월 기준 2억2157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차체, 차량용 시트 프레임, 항공기 등 부품 경량화 작업에 필요한 알루미늄 합금을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원료인 마그네슘 잉곳의 경우는 100%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역시 중국 정부가 생산을 통제하면서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그 외 의료기기 및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산화 텅스텐은 94.7%(5675억 달러), 전자제품의 경량화에 활용되는 네오디뮴 영구자석 86.2%(1억 8675만 달러),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은 83.5%(6억 6370만 달러)의 對중국 의존도를 보였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냈다.
운송, 난방, 발전 등에 사용되고 있는 액화석유가스(LPG) 연료의 對미 수입 의존도는 93% 이상으로 올해 1~9월 기준 프로판과 부탄이 각각 93.4%, 93.3%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이 수입하는 품목 10개 중 3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로 인한 쏠림 현상이 있는 것으로, 이 중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절반가량은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돼,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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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무경 의원./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 캡쳐 |
이에 한 의원은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특정 국가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은 공급망 다변화나 국산화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전날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요소수 수급 문제를 논의하고, 매점매석 단속을 강화하고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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