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돌아본 우리나라 여성의 노동현실과 육아 분담은 참혹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2013 한국 성(性)격차지수’는 142개국 중 117위였다. 2012년 111위에서 더 떨어지면서 꼴찌 수준으로 전락했다. ‘세계 성평등 보고서’의 세부 항목 순위를 보면 한국 여성은 특히 경제 활동ㆍ참여 부문에서 142개국 중 124위로 최하위권이었다.

   
▲ 드라마 '미생'에서 워킹맘을 대변한 선차장 역의 신은정/사진=tvN 방송 화면 캡처

기혼 여성 5명 중 1명은 결혼 후 경력이 단절된 것으로 집계돼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 양성 불평등 심화와 그에 따른 여성의 열패감으로 이어진다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나라는 여성 취업률이 20대에는 높은 편이지만 출산·육아기인 30대에 뚝 떨어진 후 육아부담을 어느 정도 덜게 되는 40~50대에 다시 치솟는 ‘M형’ 곡선을 그린다.

아직 기업·사회 분위기가 여성은 일과 가정,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는 현실 속에 롯데백화점이 워킹맘들을 위해 휴직제도를 확대해 주목받고 있다.

1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달부터 개선된 휴직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1년을 쓸 수 있었던 육아휴직은 최대 2년으로, 기존 1개월을 쓸 수 있었던 ‘자녀돌봄 휴직’은 최대 1년까지 쓸 수 있도록 했다.

육아, 자녀교육 등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일과 삶의 조화가 가능한 근무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여성 인재들의 장기적인 경력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롯데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롯데 측은 업계 최초로 두가지 휴직제도를 시도해 왔다. 지난 2012년 9월부터 출산휴가 후 신청서 없이 자동으로 1년간 휴직하는 것과, 자녀가 초등학교 진학할 경우 자녀의 입학 적응 등에 대해 걱정하는 워킹맘들을 배려해 최대 한달 간 휴직할 수 있는 자녀돌봄 휴직 제도다.

자동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 첫 해인 2012년, 육아휴직 대상자 중 휴직제도를 활용한 인원은 72%로 2011년 58%보다 크게 늘었다.  2013년은 83%, 지난해는 85%까지 늘었다. 자녀돌봄 휴직제도 역시, 도입 첫해인 2013년에는 사용자가 10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3명으로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휴직제도뿐 아니라 워킹맘들을 위한 교육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복귀 시에는 리스타트(Restart) 교육을 제공해 워킹맘들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관리해주고 있다.

박완수 롯데백화점 경영지원부문장 상무는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육아 부담으로 인해 경력 단절을 겪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대폭 확대했다”며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더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여성들의 생애 주기를 고려한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여성 인재를 위한 교육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 받아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경영컨설팅그룹 GWP코리아가 주관하고 선정한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종합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