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산업 등 글로벌 경기 반등 영향…원자재값 안정·중국감산 지속 비롯한 호재 겹쳐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철강업계가 국내외 사업장 수익성 회복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에도 이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값은 지난 12일 기준 톤당 91.46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만에 28% 이상 하락한 것으로, 올 2분기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낮아진 수치다. 

5월말 90달러대 중반을 유지하던 유연탄값도 중국 전력난 등으로 지난달 22일 218.8달러까지 치솟았으나, 154.8달러까지 인하되는 등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 철광석·유연탄값 추이(5월21~11월12일)/자료=한국자원정보서비스

4분기 역시 업황 강세를 비롯한 호재가 이어지면서 실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3665억원·1조8475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업이익이 3분기와 비교하면 20% 가량 축소되겠지만,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철광석 가격 하락분이 반영되는 내년 1분기에는 다시금 수익성 향상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4분기에도 봉형강과 차강판을 앞세워 수익성 향상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봉형강의 경우 철스크랩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스프레드가 개선될 전망으로, 차강판도 가격 인상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차강판 가격 인상이 수익성 향상에 기여하고, 건설 경기 개선이 철근 경쟁 심화를 상쇄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브라질 CSP 제철소 흑자전환 등으로 분기 기준 1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둔 동국제강은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 하락이 예상되지만, 국내 아파트 분양호조 및 중국 철강재 수급 등을 토대로 다시금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세아제강은 국제유가 상승과 에너지전환 정책의 수혜를 입는 모양새다. 에너지용 강관 수요 확대가 미주향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고, 최근 수주한 세계 최대 규모 해상풍력 발전사업용 모노파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수요공급도 유리하게 형성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철강협회와 공동주최한 세미나에서 "올해 코로나 이후 위축된 수요가 회복되며 큰 폭의 성장을 보였고, 내년에는 기저효과 축소로 1%대 증가가 예상된다"며 "내수는 5500만톤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글로벌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수출도 올해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동국제강 당진공장, 세아제강 포항공장. /사진=각 사

다만, 일명 '탄소국경세'로 불리는 환경규제 등은 주의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의 공급제한 영향으로 내년 역시 타이트한 공급상황이 지속되고, 원자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 추진에 따라 철강에도 관련 비용이 더해지는 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가 유럽한국기업연합회와 손잡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관련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CBAM 입법안이 최혜국 대우를 비롯한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불합치할 가능성이 높고, EU 역내 기업과 제3국 수출기업간 형평성이 훼손되는 등 사실상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효율을 갖고 있어 감축이 쉽지 않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 수요가 올해 대비 2.2% 많아질 것으로 추정되는 등 업황 회복에 대한 시그널이 강해지고 있지만, 미국이 EU 및 일본산 철강재에 대한 무역장벽 완화를 검토하는 등 대외 리스크도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배출권거래제 정비 등 기업의 경영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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