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계열사 강화"…SK‧이베스트‧유안타 등 인수후보 거론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가 22일 우리금융 지분 최종 인수자를 발표하면서 우리금융지주가 20년 만에 완전 민영화 수순을 밟게 됐다. 증권업계의 관심은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로 집중된다. 이미 비은행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우리금융지주가 어떤 증권사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도 바뀔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 사진=우리금융


22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본입찰의 최종 인수자가 이날 결정된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무려 23년 만에 완전민영화 숙원을 이루게 됐다. 증권업계가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사안은 조금 남다르다. 작년과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많은 변수로 작용한 가운데, 그 여파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초 민영화 절차는 작년께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주가급락으로 인해 시기가 늦춰졌다. 금융당국이 추산한 ‘원금보전 가능 주가’는 주당 1만3800원 수준이었는데, 코로나19 직후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폭락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 1월29일 장중 한때 8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며, 현 시점에도 1만3000원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지부진했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이 기간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호황을 보냈다. 중소형 증권사들마저 모두 기록적인 실적을 써내려가면서 ‘몸값’을 키웠다. 팬데믹으로 인해 민영화 절차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금융은 다시 한 번 팬데믹으로 인해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증권사들 중 하나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의지는 뚜렷하다.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전무(CFO)는 “비은행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보험사보다는 증권사 인수에 먼저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이미 인수를 위한 협상이 어느 정도 진행 중일 것이라는 예측까지 제기된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수 후보사는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다. 세 회사 모두 시가총액이 1조원 미만이며,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5000억원 미만이다. 아울러 이 두 회사의 공통점은 대주주가 사모펀드회사 보유 투자조합이라는 점이다. 

SK증권은 지난 2018년 최대주주였던 SK㈜가 J&W파트너스에 지분 10%를 매각하면서 대주주 지위를 내줬다. 매각 4년이 지난 시점에서 J&W파트너스 역시 재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84.58%의 지분을 보유한 지앤에이사모투자전문회사가 대주주로 돼 있다. 단, 이 회사는 LS네트웍스가 98%의 지분을 보유 중이라 사실상 LS그룹 계열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우리금융지주와 대만 유안타그룹이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는 소문까지 한 차례 있었다. 유안타증권이 최근 우리은행과 제휴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사업적인 접점이 만들어졌다는 점도 매각 가능성을 높인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를 갖고 있는 사모펀드들 입장에선 증시 호황으로 회사 값어치가 올라간 지금이 매각의 최적 타이밍”이라면서 “우리금융의 증권업계 ‘참전’은 금융투자회사들의 판도를 적지 않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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