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센서 자체 개발...소자 국산화 성공
이미지센서 기업 키워낸 경험이 밑거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비대면 체온계에 들어가는 센서는 글로벌 기업과 견줘 선두권에 있다고 자신합니다."

   
▲ 신백규 템퍼스 대표이사가 24일 미디어펜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적외선 분광 센서 써모파일을 개발, 생산하고 있는 템퍼스 신백규 대표이사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써모파일은 피부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을 감지하는 광학식 센서로 비접촉식 체온계, 가스 센서 등에 들어가는 핵심 소자다.

신 대표는 2013년 템퍼스를 설립한 이후 7년 간 약 40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들여 써모파일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30억원,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첫 흑자를 기록했다. 5억원 매출을 올리던 2018년과 비교해 26배나 성장한 셈이다. 판매량은 700만개로 수출 물량은 중국과 독일, 영국, 미국 등으로 향하고 있다.

써모파일 생산을 위한 팹(반도체 공장)은 서울테크노파크와 대전 카이스트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신 대표는 "센서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소자 개발에 나선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접근성이 어려운 소자를 국산화해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게 곧 한국 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전자부품연구원에 따르면 템퍼스가 개발한 써모파일은 해외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감도가 5배 우수하다. 써모파일 관련 특허는 모두 35개다.

이러한 도전에는 과거 이미지센서 기업을 키워냈던 경험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에 들어가 필름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그는 "2008년, 창립 5년만에 기업 가치로만 940억원에 이르는 이미지센서 기업 실리콘화일을 상장시킨 경험이 있다"며 "현재 해당 기업은 당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 협력을 맺었던 SK하이닉스의 자회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자신감을 얻어 뛰어든 사업이 광학식센서"라며 "가스·수소 감지나 거리 측정 센서에 쓰이는 광학식센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과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 신백규 템퍼스 대표이사가 24일 미디어펜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응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상문 기자


최근에는 소자 판매에 그치지 않고 써모파일을 접목한 상품도 내놨다. 비접촉식 체온계 '템피에어'가 대표적이다. 중국산이 난무하는 체온계 시장에서 100% 국내 개발, 제조로 품질력이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도 우수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식약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인증(FCC)도 획득했다.

신 대표는 "템피에어는 합리적인 가격과 작은 크기가 장점이며 자체 디지털 온도 보정 기술이 있는 것이 강점이다"며 "주변 환경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피사체의 온도를 자동으로 측정해주는 온도 보정 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곳은 벨기에 멜레시스와 템퍼스 딱 두 곳뿐이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미러리스 카메라 정도의 작은 크기로 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에도 손쉽게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이 밖에도 템퍼스는 광학식 가스센서, 열화상센서, 피를 뽑지 않는 비침식 혈당 센서, 부폐가스 센서, 섬유 분석 센서 등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신 대표는 최근 모 대기업과 웨어러블 기기 온도장치 소자와 관련한 협상, 검토도 이어가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 신 대표는 "템퍼스가 개발한 써모파일은 세계 선두권이라고 자부한다"며 "써모파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창출해 국내 시장을 비롯해 해외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템퍼스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템퍼스는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내년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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