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예정 물량 포함 올해 3275가구 분양…분양가 갈등으로 정비사업 분양 지연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분양가 문제로 분양 일정을 미룬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불안정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1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물량(일반 분양 물량 기준)은 총 3275가구로 조사됐다. 지난달까지는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 2554가구가 분양됐으며, 12월에는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등 721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은 역대 최저 규모다. 기존의 최저 기록은 2010년 공급된 6334가구다. 당시 정부가 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면서 민간건설사 등이 미분양을 우려해 분양을 줄인 영향이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10년 6334가구에 이어 2011년에는 1만3899가구가 공급됐으며, 2012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6364가구가 분양됐다. 이어 △2013년 1만8232가구 △2014년 1만3390가구 △2015년 1만5015가구 △2016년 1만5514가구 △2017년 1만8690가구 △2018년 9627가구 △2019년 1만5051가구 △2020년 1만1702가구 등 2018년을 제외하면 매년 1만 가구 이상의 물량이 나왔다.

올해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물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울은 빈 땅이 많이 없어 대부분의 분양 물량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나온다. 그러나 올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정부와 조합간의 분양가 갈등이 이어지면서 분양 일정이 미뤄졌다.

실제로 올해 분양 예정이었던 동대문구 이문1구역, 송파구 잠실진주 단지가 분양가 산정 문제로 각각 분양 일정을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연기했다. 강동구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도 조합 내 갈등, 분양가 협의 등으로 일정을 미뤘다.

여기에 매물 잠김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세금 강화 등으로 다주택자들은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티고 있으며, 1주택자의 ‘갈아타기’까지 막혔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규제 중심의 대책보다는 공급 확대, 세재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분양 물량이 줄어들면서 청약 경쟁률은 높아지는 추세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62.9대 1로 지난해(89.8대 1)보다 약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또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수도권 단지들로의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올해 경기와 인천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각각 28.1대 1, 18.4대 1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서울 아파트 일반 분양 물량은 단지 내에서 분양가 관련 갈등으로 분양 일정이 지연되면서 많이 줄어들었다”며 “물량이 줄어든 만큼 서울 청약 경쟁률은 고공행진 중이며, 인근 경기나 인천 지역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