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 아파트 하위 20%보다 9.3배 비싸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전국 아파트 매매와 전세시장이 역대 최고 수준의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은 간극이 더 벌어지며 빈부격차 양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 서울 시내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1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매매 9.3, 전세 7.4로 각각 조사됐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월간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분위 배율은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다.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5분위(상위 20%) 평균 가격을 1분위(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얘기다.

고가 주택의 매매가와 전셋값이 저가 주택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이 양극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11월 전국 5분위 아파트값은 평균 11억6743만원으로 전달보다 6136만원 상승했다. 그러나 1분위 아파트값은 평균 1억2575만원으로 오히려 257만원 떨어졌다.

현 정부 들어 아파트 가격 양극화가 더 심화됐다는 비난이 나온다. 수도권 및 지방 대도시의 고가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지방 저가 아파트의 가격은 소폭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전국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1860만원이었고, 이달에는 1억2575만원으로 6% 올랐다. 반면 상위 20% 아파트 가격은 2017년 5월 5억6078만원에서 이달 11억6743만원으로 무려 108%나 뛰었다.

5분위 배율은 2009년 10월 8.1배를 기록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며 2015년 6월 4.4배까지 줄었다. 하지만 2017년 5월 4.7배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했고 9.3배까지 확대됐다.

실제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5억6292만원에 달했지만,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은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4억6181만원에 그치고 있다. 오히려 수도권 하위 40%(2분위) 평균 매매가격 4억8554만원과 비슷한 가격대다. 지방의 고가 아파트를 팔아도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를 사기 어려운 셈이다.

주택시장의 가격 양극화 현상은 아파트 시장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전국적으로 전체 주택(아파트·단독·연립주택)의 5분위 배율은 매매 8.7, 전세 7.0으로 지난달의 8.9, 7.0과 비교해 하락하거나 변동이 없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소득 대비 아파트값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고가아파트는 비싼대로 오르고, 저가 아파트는 입지가 좋지 않아 오르기 쉽지 않다"며 "특히 대출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와 함께 실수요자들도 내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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