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값 급등·수출입 물류비 이슈 지속…글로벌 니즈 힘입어 원가 부담 반영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태양광 모듈 업체들이 수출입 물류비 부담과 원자재값 급등 속에서도 실적 회복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36.7달러(약 4만3000원)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산 유연탄값이 연초 대비 3배 가량 오르고, 글로벌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전력난이 이어진 탓에 생산단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 한화큐셀이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한 168MW 규모 태양광 발전소/사진=한화큐셀

폴리실리콘 제조단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으로, 4분기 평균값도 3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웨이퍼 역시 같은 기간 가격이 82.5% 상승했으나, 태양전지 가격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업계의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최대 태양광 수요 기준 200GW 대비 190GW 가량이 공급과잉 상황이지만, 모듈기업이 4분기 이후 제품값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의 경우 올 1분기 영업손실 149억원을 내면서 적자전환 이후 2분기 646억원·3분기 957억원로 실적이 하락했다. 그러나 판매단가를 10% 가까이 인상하는 등 4분기 들어 원가 부담을 단계적으로 제품값에 반영하는 중으로, 4분기 영업손실을 2분기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1억6047만달러(약 1900억원)를 들여 미국 폴리실리콘 업체 지분 16.67%도 인수했다. 연산 1.7GW 규모의 조지아 공장 등을 기반으로 현지 주거용 모듈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하겠다는 것으로, 내년 2~3분기를 전후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신성이엔지도 올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공장 등에 클린룸 설비를 시공하는 사업이 흑자를 달성했으나, 태양광 모듈 제조 및 판매부문에서 113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1분기 모듈 가격을 전분기 대비 20% 가량 끌어올리는 등 턴어라운드가 이뤄지고,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시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신성이엔지 태양광 제조 공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사진=신성이엔지

폴리실리콘 가격 안정화도 실적 회복을 지원사격할 요소로 꼽힌다. 현재 추진 중인 글로벌 설비 증설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올해 대비 내년 공급량은 30%, 2023년에는 50%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를 모듈로 환산하면 각각 270GW·400GW로,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 이후로는 kg당 20달러, 2023년 이후에는 10달러 수준까지 하향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미국·유럽·중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수요가 확대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2035년까지 발전 비중의 35%를 태양광으로 채운다는 계획으로, 이를 위해서는 300GW 수준의 신규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내년 예상 설치량이 80GW를 넘고, 유럽 역시 태양광 중심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가 단행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BIPV) 관련 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현대에너지솔루션이 방음벽 태양광을 비롯한 양면모듈 솔루션을 강화하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에너지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위해 효율을 끌어올린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등 신성장동력도 육성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