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속도…AI뱅커 상용화 전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디지털 혁신을 위한 시중은행의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가 속도를 내면서 머지않아 'AI 뱅커(Banker)'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신한은행 제공.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AI뱅커 개발과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 전국 66개 영업점에 AI뱅커 72대를 보급했다. 내년 1월까지 200개로 늘리고 내년 말까지 400~500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신한은행은 최근 평촌남 지점과 대구 다사 지점에 AI기술을 활용한 무인형 점포인 '디지털라운드'를 오픈하고, 금융권 최초로 AI뱅커를 도입했다. 영업점 직원을 모델로 구현한 AI뱅커는 영상합성과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가상 직원으로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인사 후 고객이 원하는 업무까지 안내한다. 고객이 얼굴과 손바닥의 생체정보를 디지털 기기에서 간편하게 등록하고 이를 통해 손쉽게 출금·이체 등 업무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본사 신관에 오픈한 'AI체험존'에 도입된 키오스크를 통해 AI뱅커를 선보였다. AI뱅커는 음성합성, 영상합성,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기술이 적용돼 실제 은행원과 상담하는 수준이며, 통장계설, 청약, 예·적금, IRP, 대출 등 은행 업무 관련 상담이 가능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AI뱅커를 적용한 키오스크의 고도화 작업을 거쳐 일선 점포 창구에 상용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한 AI뱅커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한다. 농협은행의 AI뱅커는 실제 은행에 근무중인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직원들의 얼굴을 합성한 뒤 목소리에 맞춰 입모양이 자연스럽게 구현되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딥러닝 기반 영상합성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 AI은행원 개발을 추진해 왔다. 실제 은행원이 동일한 수준의 은행 업무상담이 가능한 AI뱅커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직원 연수프로그램(AI교수) 및 행내 방송(AI아나운서)에 먼저 도입됐으며, 상담원과 심사역, 내부통제 등 다양한 업무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업무 수행이 가능한 AI뱅커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신규직원 채용 일정에 맞춰 인사발령을 내고, 정식사원처럼 사번도 부여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는 22사번 입사동기들과 함께 3개월 연수, 수습 과정을 거친 뒤 임용장도 교부받는다. 이후 사내 홍보모델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을 주로 담당한다. 영업점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설명서를 읽어주는 등 업무영역이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도래할 디지털 시대에도 소외되는 지역과 계층이 없도록 현실세계와 디지털세계, MZ세대를 아울러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협동조합 금융기관인 농협에 주어진 과제"라며 "AI은행원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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