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생산·저장·운송 등 전 밸류체인용 인프라 구축
혼소발전·연료전지·수소차 비롯한 수요 대응
[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가스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관의 노력에 발맞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에 매진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최근 모회사 SK디스커버리에 SK디앤디 지분 약 756만주(34.1%)를 2828억원에 매각했다. 수소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모델 전환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한 것이다. 

   
▲ SK가스 울산 수소복합단지(CEC) 조감도/사진=SK가스

특히 2025년까지 14만㎡ 규모의 울산수소복합단지(CEC)를 중심으로 2조2000억원을 투자해 탈탄소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고, 액화석유가스(LPG)·액화천연가스(LNG) 사업과 연계해 수소분야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SK가스는 수소 도입·생산·저장·운반·수요를 포함하는 전 밸류체인에 걸쳐 인프라를 조성하는 중으로, 부생수소부터 그린수소에 이르는 생산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원가경쟁력은 LNG 직도입 인프라 및 LNG 냉열을 활용한 액화생산 체제를 통해 끌어올릴 계획이다.

수송 부문에서는 LNG터미널 'KET' 기반의 에너지 저장기지와 육·해상 운반 및 파이프라인 협력 등 보유 자산·역량을 연계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으며, △수소 혼소발전 및 연료전지 △산업체 △수소차 등 모빌리티 수요를 비롯한 관련 산업을 아우르는 등 수소경제 전반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스타트업 씨제로(C-Zero)에 대한 투자 계약도 체결했다. 씨제로는 천연가스 열분해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는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를 고온반응기에서 촉매와 반응시키는 것으로, 이 과정을 통해 청록수소가 나온다.

청록수소는 1kg 생산시 각각 10kg와 4~5kg의 이산화탄소(CO2)가 나오는 그레이·블루수소와 달리 CO2 배출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음식물 쓰레기·하수·분뇨를 비롯한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한 재생 천연가스(RNG)를 활용해 생산할 경우 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SK가스는 그린수소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높고, 국내의 경우 블루수소 생산과정에서 포집된 CO2를 저장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청록수소가 수소경제를 주도할 옵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SK어드밴스드 울산공장/사진=SK가스

현대자동차·한국수력원자력·LS일렉트릭·두산퓨얼셀·태광산업과 손잡고 울산미포산업단지에 연료전지 발전소도 건설하기로 했다. 이는 산단에서 나오는 석유화학 또는 철강공장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활용하는 것으로, 가상발전소(VPP) 플랫폼을 통해 상황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하는 부하대응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울산광역시·한국동서발전·두산중공업과 발전용 대형 국산 수소가스터빈 개발·실증에도 나섰다. 이들은 2027년까지 울산복합화력발전소 내 가스터빈을 270MW급 수소터빈으로 전환할 계획으로, SK가스는 수소 공급 기반을 구축한다.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JV)를 통해 기체수소 충전소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고, LNG냉열을 활용해 만든 액화수소를 공급하는 등의 모델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합작사는 SK가스의 LPG충전소 네트워크와 롯데의 물류 및 부지 자원 등을 활용해 수소충전소 100여개를 건설할 방침으로, 발전소는 울산에 위치한 파이프라인을 이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가스는 관계사 SK어드밴스드에서 나오는 연산 3만톤 규모의 부생수소를 활용·판매하고, 울산 지역에서 조달한 LNG에서 추출한 수소로 생태계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LNG 직도입을 수행하는 중으로, LPG충전소를 수소충전소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 면적도 작다는 점에서 원가경쟁력 확보가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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