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자동차보험 흑자로 인하 여력 있어…손보사, 누적 적자 감당 안돼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올해 자동차보험료 변동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당국에선 자동차보험이 코로나19 여파로 흑자를 기록해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험사들은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다시 올라간 손해율과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등으로 오히려 보험료 인상 요인 크다고 주장하고 있어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13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분기 중 자동차보험료 관련 지침을 손해보험업계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보험료의 경우 시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구조지만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 '보험서비스류' 항목에 자동차보험료 지표가 따로 있을 만큼, 물가 등 국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요율 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진 않지만 보험사들에게 보험요율과 관련한 당국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보험사들이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낼 것으로 관측되며 자동차보험료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보험사간의 시각차이는 크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흑자를 빌미로 보험료 인하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78~80%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80.1%, 현대해상 80.5%, DB손보 78.9%, KB손보 80.2%다. 4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전체 자동차보험의 85%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업운영비 등을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3%로 예상된다. 2017년 업계 평균 80.9%의 손해율을 기록해 손보사 전체에서 26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손보사들이 최근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전해지며 여론은 더욱 안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금융소비자연맹은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실손은 적자를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했으니 자동차보험은 인하해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손보업계는 더이상의 보험료 인하 여력은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반짝' 흑자를 기록했으나 누적 적자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며,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으로 보험료 지급 요인이 크다는 이유다.

실제 자동차보험은 지난 3년간 2조7000억원, 10년간 약 9조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를 기존보다 4.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정비수가가 4.5% 인상되면 자동차보험료가 1%대 인상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지난해 반짝 손해율 개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히려 건당 지급되는 보험금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정상화 돼 운행량이 늘게 된다면 보험료를 인하하지 않더라도 손해율이 급격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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