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매파적 발언에 민감한 반응…외국인‧개미 순매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침체 국면에 접어들며 하루에 3% 넘는 폭락 장세를 연출했다. 

   
▲ 코스피 지수가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인 2614.49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한국거래소


우선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94.75포인트(-3.50%) 폭락한 2614.49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약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지수는 2709.24로 보합 출발한 직후 곧 급락 장세를 나타냈다. 장 막판에는 지수가 2614.49까지 밀리면서 2600선마저 위협받는 모습까지 보였다.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나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큰 영향을 받은 모습이었다. 

파월 의장은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한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하는 한편 3월 이후에 예정된 6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대해선 즉답하지 않았다. 이는 연내 기준금리를 5회 이상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사인으로 받아들여졌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달러 환율 역시 이날 1200원선을 돌파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에 나서고자 하는 것은 합리적인 대응으로 여겨진다"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상)도 늦춰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시총 상위주의 경우 10위권 내 대부분 종목이 하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2.73% 하락한 것을 위시해 SK하이닉스(-3.40%), NAVER(-3.19%), 삼성바이오로직스(-5.94%), LG화학(-8.13%), 삼성SDI(-6.16%), 현대차(-1.84%), 카카오(-4.95%) 등 다수 종목의 주가가 떨어졌다. 그나마 기아 주가는 1.80%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에 입성하며 시총 2위에 등극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시초가 대비 15.41% 하락한 가격이지만 공모가 30만원과 비교하면 60% 넘게 상승한 주가다.

거래 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1조6381억원, 개인은 170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기관은 연기금(1조2230억원)의 매수세로 인해 1조8041억원의 매수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연기금이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을 2조1062억원 순매수했음을 고려하면 타 종목에 대해선 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코스닥 지수 역시 전장보다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에 거래를 끝냈다. 외국인이 3646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3280억원, 기관은 15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역시 시총 상위 10위권 전 종목이 모두 약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폭락장이 과연 언제 반전될 것인지로 모아진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쉽사리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2월에 (주가지수)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중이 하락 전환하는 것이 관찰돼야 할 것"이라면서 "증시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 효과로 신용융자 감소 현상이 금요일(28일)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연구원은 "점차 바닥을 알리는 신호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반등 추세가 형성될 시기는 '봄 이후'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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