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즉석연설서 "관리자는 경상도 사람, 말단 노동자는 다 전라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7일 오후 "박정희 정권이 자기 통치 구도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상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전라도는 일부 소외시켜서 싸움시킨 결과란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광주 동구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과거 영호남 간 격차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동행해 호남 표심 세몰이에 나선 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부산은 공항을 국가 돈으로 지어주면서 광주공항은 '네 돈으로 해라' 하면 안 될 것"이라며 "억울한 지역, 사람이 없게 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월 27일 오후 광주시 북구 말바우시장을 방문해 지지하는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선대위 제공
특히 그는 이날 "제가 13살에 공장을 갔더니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며 "제가 경북 안동 사람인데, 성남 공장에 취직을 초등학교 마치고 바로 했다. 이상한게 공장에 가보니 관리자는 다 경상도 사람, 말단 노동자는 다 전라도 사람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린 마음에 '나는 왜 경상도인데 관리자가 아니지' 이런 황당한 생각을 했을 정도로 (관리자와 노동자 지역간 비중에서) 차이가 많았다"며 "제가 80년 5월에는 오리엔트 시계공장을 다녔는데 그때 우리에게 유행이 광주 욕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완전히 반대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그 사실을 알고 난 다음에 얼마나 수치스러웠겠나"며 "속아서 살아온 내 인생이 너무 억울하기도 하고 다신 다른 사람들에 속아서 기득권자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가난하고 힘든 사람끼리 서로 싸우지 않게 하겠다고 공적인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육체적 생명을 준 것은 저의 어머니지만, 광주는 저에게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사회적 어머니"라며 "그래서 저는 광주가 낳은 사회적 아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이 후보에 이어 5·18 희생자 어머니 모임인 '오월어머니집'의 이명자 관장이 나왔다.

이 관장은 찬조 연설에서 "전두환 후예들과 박근혜 적폐 세력들이 윤석열의 가면을 쓰고 다시 정권을 잡겠다고 저 난리를 치는데 어찌 눈뜨고 이를 지켜볼 수 있겠느냐"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 관장과 포옹했다.

이날 유세는 광주 동구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50분간 진행됐다. 모든 발언을 마친 후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제창하면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