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무속 의존 정치 안 돼" vs 국힘 "일부 소수 신도 의견"
더불어민주당, '해인사는 봉이 김선달' 언급으로 수차례 사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종교계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교계의 반발을 샀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무속’ 논란으로 개신교의 질타 대상이 됐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개신교계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앞서 김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도했던 MBC가 지난 22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김 씨의 ‘무속 논란’과 관련한 통화 녹취록을 추가 보도하면서 부터다.

통화 녹취록에서 김 씨는 “사법고시에 계속 떨어진 윤 후보는 무정 스님을 20대 때 만났고, 그 양반이 ‘너는 3년 더 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3년 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윤 후보는 또 검사할 생각이 없었는데, ‘너는 검사 팔자다’라고 해서 검사가 됐다”고 말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자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프로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팬클럽 '건희 사랑' 캡처
이에 개신교인들로 구성된 ‘무속정치·비선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 선언자 800여명 일동’은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접신한 한 여성의 ‘힘’ 사용설명서를 접할 수 있었다. ‘힘’을 얻으면 반대자들 모두를 내칠 것이고 누구라도 자기편으로 만들 것이며, 산을 바다에 던지듯이 청와대 특정 공간을 옮기고 허물 것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소속 목회자와 평신도들도 24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무속을 가까이하는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일부 보수 기독교 인사들은 의도적인 정치 편향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무속에 의존하는 정치는 정통 기독교 신앙은 물론, 사회 일반의 건전한 상식과 21세기 현대 과학 문명에도 역행하기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경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25일 오전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채익 의원은 “기독교단의 여러 대표 목사님들과 통화를 했는데 지금 이 후보 쪽에서 지지율이 하락하고, 박스권에 갇혀있어서 이것을 탈출하기 위해 윤 후보와 부인과 관련된 무속신앙을 덮어씌우는 프레임을 가속화하고 일부 자그마한 교회 몇 분들이 무속신앙과 관련해서 성명서를 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전체 대다수의 기독교단의 뜻이 전혀 아니라는 부분을 내가 확인했다”며 개신교계의 비판 성명을 소수 의견이라고 평가했다.

이준석 대표도 27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무속 논란과 관련해 “꿈 이건 무슨 의미인가 이런 거 저도 가끔 검색해 볼 때 있다”며 “그런데 그런 것을 저희가 무속과 주술에 의지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라디오에 동반 출연한 진중권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사, 도사 이름들이 너무 많이 나오니까 국민들은 혹시 이런 것이 국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있고 그 우려는 저는 굉장히 정당하다고 본다”며 “후보라면 그 우려를 적절하게 해소해 줄 필요도 있다, 어떤 조치 같은 것으로 해서…”라고 조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불교계에 머리를 숙였다. 앞서 정청래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통행세에 빗대며 “해인사는 봉이 김선달”이라고 언급해 불교계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재명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 당사자인 정 의원이 거듭 사과했지만 조계종은 민주당 지도부에 정 의원 출당을 요구하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정청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저로 인해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서 참회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정 의원의 사과로 불교계의 항의는 일단락 됐지만, 이 문제는 당내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 간의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뜻이라며 ‘이핵관’(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부터 자진 탈당을 권유받았다”고 주장하며 탈당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