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오미크론 코로나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우세종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국산 코로나 치료제 개발사들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치료제는 모두 17개 품목으로 이 중에서 최종 임상 3상(2상 동시 진행 포함) 진입한 국내 기업은 대웅제약, 종근당, 신풍제약, 제넨셀, 일동제약, 샤페론 6곳이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지난해 임상 3상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렇다할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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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19 조기 검사를 위해 서울 용산구의 선별진료소로 입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대웅제약은 기존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카모스타트(DWJ1248)를 연구 중이다. 식약처로부터 2020년 12월 중증 환자 대상 임상 3상 시험을 허가 받았으며, 같은해 7월에는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2·3상 시험의 허가도 획득했다.
하지만 피험자 모집이 어려워 임상시험이 지연되고 있는 눈치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의 설계가 통상적으로 미접종 확진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으로 하는 2·3상 임상시험의 3상 진입이 미뤄지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앞서 진행한 2b상 결과 분석은 끝났으나,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임상 설계를 해야하는데 모집이 어렵다보니 식약처와 협의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예방 목적의 임상 3상 시험의 경우 같은해 11월 중단했다. 이 역시도 임상 참여 환자 모집의 어려움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임상시험 설계 상 코로나19에 노출된, 백신을 맞지 않은 밀접접촉자 등을 대상으로 예방효과를 확인해야하는 데 현재 상황에서 피험자 모집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최근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S-217622'의 국내 임상 2·3상에서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이 국내 임상을 주도하고 시오노기제약은 일본과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한다. 글로벌 임상 규모는 약 2000명이다.
국내 임상 시험은 19세 이상 70세 미만의 국내 무증상,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24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다. 일동제약은 임상에서 후보물질을 1일 1회, 5일간 반복 투여했을 때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검증한다.
종근당은 지난해 4월 주사제 '나파모스타트'에 대한 임상 3상을 승인 받고 국내와 우크라이나에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시험 참가자는 600명이며, 종근당은 아르헨티나, 인도, 러시아, 브라질, 태국에서도 임상시험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풍제약도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데, 지난해 8월에 임상 3상을 승인받고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대상자는 1238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련 정책으로 국내 치료제 임상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마무리해 국민에게 보다 많은 치료 대안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매서워지면서 국내 확진자 수도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세계적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백신 주권은 물론 치료제 주권 확보도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 접종자를 포함해 임상시험 설계를 변경하는 등 현재 상황에 적합한 정책으로 국산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유일하다. 국산 치료제로는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뿐이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상태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 등의 보건 위기 상황에서 국내 허가 제품이 없거나 공급이 부족할 경우, 중앙행정기관에서 제품의 허가를 면제해 한시적으로 수입,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