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2~3년 걸릴 탐색 기간 AI 사용 시 대폭 단축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제약 기업에서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검토하는 시간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SK케미칼 연구원들이 닥터노아와 협업을 통해 발굴한 복합신약 후보물질의 분석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사진=SK케미칼 제공

3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닥터노아의 AI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비알코올성지방간염과 특발성폐섬유화증 치료물질 3종을 1년 2개월만에 도출했다.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데 통상적으로 기본 2~3년이 소요되지만 이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한 셈이다. 

닥터노아는 문헌정보와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치료제에 적합한 물질을 선별해내는 AI플랫폼을 가진 기업이다. SK케미칼은 신약 후보물질 선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20년 닥터노아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SK케미칼은 닥터노아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AI기반 신약 개발 기업인 심플렉스와 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각 기업마다 보유하고 있는 기술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AI업체와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닥터노아는 신약 재창출, 복합신약 개발에 강하며, 심플렉스는 결과값에 대한 과정이 추적 가능한 AI플랫폼 기술력이 강점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닥터노아는 기존에 입증된 두 가지 약물을 합쳐 복합 신약 등을 개발하는 데 최적화 된 플랫폼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심플렉스의 경우 어떤 과정을 통해서 타깃에 대한 결과값이 이렇다고 추적 가능한 AI를 추구해 수정하는 것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AI 전문 기업 온코크로스와 지난해 3월 협약을 맺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2형 당뇨병 치료 후보물질 '이나보글리플로진'과 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DWN12088'에 온코크로스가 보유한 AI 플랫폼을 접목해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나보글리플로진과 DWN12088에 대한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험하고 확인하고 있는 단계다"며 "AI플랫폼 기술을 통해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단축시키고 정확도를 높일 것이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 메드팩토는 AI 신약 개발 전문기업 히츠와 파트너십을 맺고 신약개발을 위한 실험 데이터 확보에 나섰다. AI를 통해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세포 내 새로운 신호전달물질을 찾아 파이프라인을 보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활용하면 사람이 직접 방대한 데이터를 취합, 분석하는 것 보다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특허를 피하는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신약 개발 기업들의 AI 활용은 앞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글로벌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매년 40%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24년에는 40억달러(약 4조376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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