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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러시안룰렛 시작' 푸틴 편드는 김정은
김소정 부장 | 2022-03-10 20:20

 
김소정 외교안보팀장
[미디어펜=김소정 외교안보팀장]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같은 시기에 러시아, 북한 때문에 잇따라 긴급 소집되고 있다. 러시아의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북한의 새해 1~3월 현재까지 9차례 미사일 시험발사 때문이다. 


하지만 5번째 안보리 긴급회의가 열린 7일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성명 채택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해 장악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까닭에 안보리 차원의 결의안이나 성명채택 등 공식 조치는 어려운 상황이다.

 

‘무역전쟁’이 ‘무력전쟁’을 대신할 것으로 예상되어온 현 시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변경을 시도하면서 ‘신냉전’이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질서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 3차 세계대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음 전쟁터가 대만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면서 대만 내부에서 군사력 강화 주장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군비 경쟁을 불러올 것이란 말도 있다.


그런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에 중국도 가끔씩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가운데 북한은 대놓고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이번 전쟁의 발단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추진이었고, 중국은 “나토의 동진 추진과 관련해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러시아를 공개 지지하지 않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25일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방침으로 “각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일관되게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대만, 신장, 티베트 등의 독립 논란 때마다 주장해온 원칙이기도 해서 곤혹감이 느껴진다. 


중국은 또한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준수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입장을 가진 중국은 안보리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서 ‘반대’가 아닌 ‘기권’을 택하기도 했다. 물론 중국의 이런 모호한 입장은 우크라이나가 시진핑 주석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에서 핵심 거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식량’과 ‘화웨이’ 등 중국의 핵심 국유기업이 우크라이나에 진출해있는 점도 감안했을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북러정상회담 이후 만찬을 갖는 도중 통역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4.26./사진=스푸트니크 통신

그런데 북한은 2일 ‘푸틴의 꼭두각시’로 불리는 벨라루스와 함께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러시아 규탄에 반대표를 던졌다. 모두 181개국 중 러시아를 포함한 단 5개국이 러시아 편을 들었고 벨라루스, 시리아, 에리트레아와 함께 북한이 이름을 올렸다.


북한이 마침 새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쏘면서 엇나가기로 결심했던 탓인지, 아니면 러시아의 전쟁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던 데다 중국·러시아와 보다 끈끈해질 수 있는 신냉전 구도를 원해서인지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지난 60여년간 자신들의 대외정책을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주체성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온 것과 모순된다. 


과거 1991년 소련이 붕괴하고 냉전이 종식될 때 북한은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소련 군사유학생 출신 인민무력부 간부들이 주축이 돼서 쿠데타를 도모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북한 사회에서 상상하기 힘든 것으로 당시 군 간부 중 일부가 1990년까지 소련에서 체류하면서 급변하는 주변 공산권 국가들의 정세를 체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이면에는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온 조 바이든 미국 정부와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 간 갈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시절 ‘트럼 푸틴’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케미를 자랑했다. 하지만 2020년 11월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세계 주요 지도자 중 한달이 넘도록 축전을 보내지 않았던 유일한 인물이 푸틴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푸틴 대통령의 도발 행위를 칭찬해 논란을 빚은 일도 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터프하다”고 추켜세웠다고 6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70여년간 여러 차례 대외정책에서 경로를 변경해왔다. 그 중 대표적인 시기가 1990년 탈냉전 시기였고, 당시 남북관계사에서 기념비적인 남북기본합의서 체결과 북미 제네바합의에 임한 적도 있다. 그리고 지금 푸틴 대통령과 함께 신냉전 구도에 앞장서고 있는 북한은 더 이상 2018년도에 설정한 경로를 이어갈 뜻이 없어보인다. 이미 핵무력을 선포한 ‘김정은 시대’ 한반도 문제는 미·중 갈등에 더해 미·러 갈등과 연계되면서 더욱 복잡해졌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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