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학회 “잃어버린 5년, 에너지믹스 다시 짜야”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원전강국을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당선인이 승리를 거머쥐자, 원자력 업계가 원자력산업 체계의 복원과 원자력발전을 포함시킨 탄소중립 실현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12일 한국원자력학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제시한 에너지 정책 관련 공약은 지난해 12월 원자력학회가 제안한 핵심내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반색했다.

해당 공약들은 △신재생과 원자력을 조화한 탄소중립 추진 △국민과 함께하는 원자력정책 추진 △한미 원자력동맹 강화와 원전수출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원전 및 원자력 수소 기술 개발 등이다. 

이에 원자력학회는 △신한울 3·4호기의 즉시 건설 재게 △고리2호기의 계속운전 추진 △원자력 기반 탄소중립을 고려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제도를 마련 등 보다 구체적인 정책제안에 나섰다.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건설 중지 후, 발전사업 허가만 2023년 12월까지 연장돼있는 상태로 사업 청산이나 건설 재개의 계획 없이 문재인 정부 5년간 방치돼있는 상황이다. 

   
▲ 신한울 원전 3·4호기 부지.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또한 고리2호기의 운전허가는 2023년 4월에 종료돼, 윤 당선인의 취임 시점에서 불과 1년도 남지 않은 상태다. 취임과 동시에 계속운전을 위한 허가신청과 보수를 시작해도 최소 1~2년의 운전 공백기가 발생할 전망이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역시 유럽연합(EU)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원전 이용을 위해 2050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015년 세워진 정책에 대해 재검토만 반복하면서 관련된 법령이 제정되지 못한 상태다. 

김희령 울산과학기술원(UNIST)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전의 설계수명에 기반한 운전허가 기간을 안전성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연장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원전 계속운전을 가장 비용효과적인 탄소중립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취임 첫해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워야 하는 해”라며 “이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공약 사항인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조화한 탄소중립이 달성’을 위한 실질적 계획으로, 탈원전 정책도 제7차 계획에서 원전 신규건설과 계속운전을 모두 제외함으로써 구체화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2030년까지는 불과 8년 남았다”며 “제10차 계획에서 원전의 역할이 재평가되고 2030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50탄소중립을 위해 신규 원전과 계속 운전이 복귀되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시민단체인 에너지정의행동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통합을 원한다면 탈핵의 길을 가야한다”며 “윤 당선인이 우선으로 내걸었던 공약이 바로 ‘탈원전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이다. 이는 시대의 흐름이 역행하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탄소중립 선진국으로 평가되는 EU는 그린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시켰으며,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SMR을 통해 원전 기술력 확보를 꾀함과 동시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원전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