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코로나19 상황 따라 전략 바꿔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두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연구개발을 중단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풍토병화에 대비해 지속 개발을 선택한 기업도 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직원이 생산된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를 검수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제넥신은 최근 추가 접종(부스터샷) 용도로 개발하던 코로나19 DNA 백신 'GX-19N'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제넥신은 인도네시아에서 승인받은 임상2·3상 시험 계획을 철회할 방침이다. 

제넥신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시장에 선 출시되면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고 임상시험 환자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어 이러한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 백신 시장 수급 상황을 봤을 때 부스터샷 필요성이 감소하는 등 백신의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은 부스터샷 개발로 임상시험 설계를 변경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LS-5310'의 임상2a상에 돌입했으며 현재 환자 투약을 진행 중이다. 

셀리드는 지난 1월 임상 2b상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현재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중앙IRB) 심사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셀리드는 이달 내 임상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셀리드는 지난해 11월 식약처에 임상 2b/3상 시험 계획을 동시 신청했으나, 대조 백신 확보의 어려움으로 2b상을 먼저 진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든 후발주자도 이따르고 있다. 진매트릭스는 이날 차세대 범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특허를 출원했다. 큐라티스와 HK이노엔은 지난해 7월 국내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작년 8월엔 아이진이 임상1/2a상을 승인받았다.

국내에서 개발 순항 중인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 정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임상 속도가 빠른 후보물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반기 내 제품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유코백-19'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으며 최종 단계로 진입했다. 이 백신 후보물질 역시 합성항원 플랫폼이 적용돼 안정성은 물론 효능을 분석하는 데 이점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정점에 달하는 등 엔데믹(풍토병화)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백신 개발을 지속하거나 신규로 진입하는 기업의 경우 백신 주권 확보와 제2의 코로나19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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