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기자]글로벌 밋션 시장에 발맞춰 현대차의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선택한 ‘신의 한수’ 7단 DTC의 진면목을 확인 한순간 대를이어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이유를 확인했다.

지난달 31일 인천시 송도 국제업무지구 내 도심서킷에서 있었던 ‘현대자동차 서울모터쇼 프리뷰’ 행사에서 올 뉴 투싼 1.7 디젤 모델로 7단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의 진가를 확인했다.

   
▲ 직접 느껴본 7단 DTC,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의 '신의 한수'/현대자동차

7단 DCT는 현대차가 독자 기술로 처음 개발한 변속기로 올해부터 출시되는 중소형차종인 엑센트 1.6 디젤, 벨로스터 1.6 가솔린 터보, i30 1.6 디젤, i40 1.7 디젤 등에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기술이다.

현대차가 변속기 분야에서 독자적인 자립을 위해 기술개발에 힘을 써온 것은 1988년 미쓰비시의 4단 자동변속기 라이센스를 받아 독자적인 생산에 들어가면서 부터였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단순 조립만 하는 수준에 불과 했다.

이후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조립하던 미쓰비시의 전륜 4단 변속기를 바탕으로 국내실정과 현대차의 엔진에 맞게 기존 3축 구조에서 2축 구조로 변경하고 기어비와 허용 토크용량을 확장 하는 등을 통해 내구성과 변속감을 향상시켜 나갔다.

이런 단계를 거치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현재 현대차는 2010년 10월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인근 롤링힐스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국제 파워트레인 컨퍼런스’에서 당당히 후륜 8단 자동변속기를 선보였다.

부품 전문 업체를 포함해서는 독일의 ZF, 일본의 아이신에 이은 세계 세 번째, 완성차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독자개발에 성공한 성과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약 4년의 개발기간과 635억원의 개발비용을 투입하였으며, 55kg/m의 허용토크용량을 확보해 고성능, 고출력 엔진에 적합한 성능을 갖춘 세계 최고 단수의 변속기를 개발한 것이다.
이런 현대차가 다음으로 노력해서 일궈낸 것이 바로 올해부터 선보인 7단 DCT였다. 현대차가 변속기부문 독자기술개발과 더불어 DTC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DCT는 '자동화 수동변속기'로 불리는 클러치를 2개 쓰는 변속기로 수동변속기의 우수한 연비 효율성과 자동변속기의 편리한 조작성을 결합시켜 장점을 극대화한 방식이다.

이에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이 신차에 DCT를 적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흐름에 맞춰 현대차도 수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끝에 결국 독자기술의 7단 DCT를 완성해냈다.

사실 DCT는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제조가 어렵고 고가인 가격 때문에 고급 수입차들 이나 동력손실이 없어야 하는 스포츠카에 적용돼 왔다.

DCT가 적용된 차량은 일반 자동변속기에 비해 6~10% 가량 향상된 연비를 보인다.

이러한 DCT를 전차종들에 폭넓게 적용한 회사가 폭스바겐으로 2003년 글로벌시장에 6단DCT를 처음 선보이고 2008년 7단 DCT를 도입한 선두브랜드이다.

   
▲ 직접 느껴본 7단 DTC,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의 '신의 한수'/현대자동차

폭스바겐은 DCT방식을 독자적인 명칭으로 DSG라고 하며 초대토크는 25.5Kg/m의 엔진에만 건식 7단 DCT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의 7단DCT는 최대 허용토크가 34Kg/m로 비교적 높다.

일반적인 DCT는 빠른 변속타이밍과 효율성으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미국과 같이 일부지역에서는 일반 자동변속기에 비해 강한 변속충격과 그로인해 올 수 있는 운전스트레스 등으로 혹평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독자개발에 성공한 DCT는 무언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일반적인 DCT라고 하기엔 너무 부드러운 변속 감을 보였다. 그렇다고 가속성능이나 변속 반응 등이 뒤처지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물론 이미 현대차는 지난 제네시스를 기점으로 모든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에 성공했지만 DCT와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의 지시로 지난 4년여의 연구개발을 통해 독자적으로 7단 DCT 변속기를 개발했다. 자동변속기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탑의 업체들과 견주어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라고 하지만 DCT와 일반 자동변속기와는 구조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예산이 들어갔을 지를 짐작케 했다.

올 뉴 투싼 1.7디젤 모델에 올라 자동모드에서 액셀레이터를 밟아 보았다.

1.7디젤엔진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가속성능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동승석에 앉은 시승자는 2.0디젤 모델로 착각할 정도였다.

변속타이밍 또한 짧고 찰지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언뜻 너무 촐싹대는 듯 보일정도로 빠르게 그리고 부드럽게 변속하며 큰 덩치의 올 뉴 투싼을 앞으로 끌고 나갔다.

다음으로는 수동모드에서 변속을 해보았다. 보통 자동변속기를 수동모드로 바꿔놓고 변속을 하면 변속이후 일정시간 지체되는 현상을 느낄 수 있지만 7단 DCT는 다른 모습이었다. 정말 수동차량의 기어를 변속하듯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속도록 정확히 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자칫 큰 외형에 소형엔진만 넣어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차량들을 종종 보게된다. 하지만 이번 올 뉴 투싼은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위험요소를 DCT를 적용하면서 완벽하게 불식시켰다.

   
▲ 지난달 13일 현대자동차가 남영연구소에서 실시한 폭스바겐과 자사의 DCT 비교시연을 통해 현대차 DCT의 우수함을 강조했다./현대자동차